“위험한 일 아니라고 했는데…” 울산 발전소 빈소 찾은 유족 오열
2025-11-08 (토) 12:00:00
구현모 기자
“위험한 일이 아니라고 했는데…”
7일 울산 남구 울산병원에 마련된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사망자 전모(49)씨의 빈소 앞에는 적막만 흘렀다. 전씨의 아내 A씨는 “남편과 어제 점심에 통화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점심은 먹었냐고 말한 게 다였는데…”라며 눈물을 훔쳤다.
보일러 타워 해체를 맡은 HJ중공업의 하청업체(코리아카코) 소속인 전씨는 이날 오전 붕괴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씨는 철거 전 구조물이 쉽게 무너지도록 하기 위해 지지대 철근을 미리 잘라놓는 취약화 작업에 투입됐다.
과거 정육점을 했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던 중 생활비를 벌기 위해 최근 건설 일용직을 시작했다는 게 유족들의 전언이다. 전씨의 한 친척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느라 결혼식도 올리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착실하게 살았던 조카”라며 비통해했다.
전날 자력으로 대피한 작업자들도 사고 당시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다. 사고 현장에서 자력으로 빠져나온 양모씨는 구조물이 전도되는 반대 방향에 있어 대피할 수 있었다. 당시 무너진 철골 구조물이 순식간에 작업자들을 덮쳤기에 양씨 역시 간신히 화를 피했다.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지만 정신적인 후유증을 호소하며 동료, 가족 면회도 하지 못하는 상태다.
한편 현장에선 이틀째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2명은 아직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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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