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최대 도시 뉴욕 첫 무슬림 시장 파란…승리연설서 트럼프에 “독재자”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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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보고 있는 것 알아요. 네 단어만 말하겠습니다. 볼륨 크게 올리세요!(turn the volume u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4일 조란 맘다니(34) 뉴욕주 의원은 이날 뉴욕 시장으로 당선 확정 직후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 연설을 하면서 뉴욕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이같이 도발하는 것으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30대 진보 정치인이자 인도계 무슬림인 민주당 소속 맘다니는 자본주의의 '심장' 격인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시장으로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유세 기간 이민 정책을 화두로 끌어올려 트럼프 행정부에 정면으로 맞선 맘다니는 당선 일성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맘다니는 "트럼프에게 배신당한 국가에 그를 어떻게 물리칠 수 있을지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그가 태어난 이 도시"라고 말했다.
이어 "독재자를 가장 두렵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면, 그가 권력을 쌓을 수 있게 해준 조건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우리는 단지 트럼프만 멈추려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도 멈추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뉴욕은 앞으로도 이민자의 도시로 남을 것"이라며 "이민자들이 세우고 움직여왔으며, 오늘 밤부터 이민자가 이끄는 도시"라고 강조했다.
맘다니 당선이 확정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그래서 이제 시작이다!"(...AND SO IT BEGINS!)라고 짧게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 설명을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맘다니의 도전장에 응수하겠다는 뜻으로 AP 통신은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가 뉴욕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시에 대한 연방 지원금을 끊을 수도 있다고 위협해왔다.
그는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는 "맘다니가 당선된다면 뉴욕시는 경제·사회적으로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공산주의자 후보 맘다니가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꼭 요구되는 최소한의 돈 외에는 내가 사랑하는 첫 번째 고향(뉴욕)에 연방정부 기금을 보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맘다니는 뉴욕시가 임대료 관리 권한을 가진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과 최저임금 인상, 무상버스·무상교육 확대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강한 진보 색채를 드러내 왔다.
로이터는 앞으로 맘다니의 뉴욕시장 임기 3년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발언권을 쥐고 있으며 공격적인 정치를 즐기는 트럼프와 정면으로 맞붙는 능력을 시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