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 “국방부, 미-우크라 회담 직전 ‘우크라에 공급해도 재고량 OK’ 보고”

미군 함정에서 발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이터]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미국산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더라도 미국이 필요한 재고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이미 내렸다고 미 CNN 방송이 31일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당국자 3명을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미 합동참모본부는 이 평가를 10월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 직전 백악관에 보고했다고 한다.
미 국방부의 평가 결과는 미국이 더는 토마호크를 제공하지 않을 변명이 거의 없어졌다는 측면에서 미국의 유럽 동맹국을 고무시켰다고 유럽 당국자들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미국에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의 석유 및 에너지 시설을 더 효과적으로 타격하기 위해 토마호크 제공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리도 토마호크가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지키는 데 필요한 것들을 줘버리고 싶지는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토마호크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적어도 아직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CNN는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결정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하루 뒤에 내려졌다"며 "푸틴은 트럼프에게 토마호크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주요 도시를 타격할 수 있으며, 전장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미·러 관계는 손상될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제공할 수 있는 정치적 결정권을 쥐고 있음에도 푸틴의 경고 이후 제공 불가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다만,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토마호크 지원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며, 행정부는 트럼프의 명령이 나오면 우크라이나에 신속히 미사일을 제공할 계획을 세운 상태라고 소식통들이 전한 바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토마호크 발사 훈련과 배치를 어떻게 할지를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여전히 고민 중이며, 우크라이나가 토마호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작전상 문제가 남아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토마호크는 주로 군함이나 잠수함에서 발사되지만, 우크라이나 해군 전력은 심각히 약화한 상태여서 지상에서 발사해야 할 가능성이 크며, 미 해병대와 육군은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지상 발사대를 개발했다.
이에 대해 유럽 당국자들은 미국이 발사대를 지원하지 않더라도 우크라이나가 영국이 제공한 스톰섀도 미사일을 사용하기 위해 해결책을 개발한 사례를 들면서 우크라이나가 토마호크 관련 해결책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