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질 유해 반환 지연 갈등
▶ 네타냐후 “강력 공습” 지시
▶ 100여 명 사망 수십명 부상
▶ 미 “충돌 있지만 휴전 유지”

지난 28일 이스라엘군의 대대적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시티의 건물 더미를 29일 주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이스라엘이 지난 2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맹폭하면서 휴접 합의가 이뤄진 지 19일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합의 조건인 시신 송환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양측의 휴전 중재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은 유지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이날 가자지구를 공습하면서 최소 10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지난 9일 휴전이 시작된 지 19일 만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공습 전 성명을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군에 가자지구를 즉각 강력히 공습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날 공습은 시신 인도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발생했다. 1단계 휴전 합의에 따라 하마스는 생존한 인질과 사망한 인질 시신을 모두 석방해야 한다. 생존 인질은 지난 13일 일괄 석방됐지만, 사망한 인질은 시신 소재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며 유해 반환이 지연돼 왔다. 여기에 하마스의 거짓 시신 인도가 이스라엘의 분노를 키웠다. 지난 27일 밤 하마스가 인도한 시신 한 구가 2년 전 이미 이스라엘군이 수습한 오피르 차르파티 유해의 일부였던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날 가자시티 북부 투파에서 하마스와 적십자사의 주검 수습 상황이 담긴 드론 영상을 공개, 하마스가 인질 시신을 미리 묻어둔 뒤 지금 발견한 것처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주둔 중인 자국군 병력이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것도 휴전 합의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전부터 하마스의 인질 유해 반환 지연을 이유로 추가 군사 행동을 검토했으며, 아시아를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연락을 시도해 군사 대응에 대한 ‘승인’을 받으려고 시도했다고 전했다. 다만 공습 결정은 네타냐후 총리가 독자적으로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마스의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휴전 합의를 먼저 위반했다며 시신 인도를 연기한다고 맞섰다.
양측의 합의를 중재한 미국은 이날 충돌의 의미를 축소하며 휴전이 깨진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일본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휴전 파기와 관련해 “휴전이 위태로워질 이유는 전혀 없다”며 “이스라엘 군인이 살해돼 이스라엘이 반격했고, 그런 일이 일어나면 반격하는게 당연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에 따라 협상이 휴전을 넘어 종전으로 가는 2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마스는 중동 평화의 매우 작은 부분”이라며 “우리가 해야 한다면 하마스를 쉽게 제거할 수 있고, 하마스가 끝장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28일 워싱턴에서 취재진을 만나 “가자지구에서 작은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휴전은 유지되고 있고, 대통령의 평화(협정)도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