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머스크의 화성우주선 스타십, 11차 지구궤도 시험비행 성공

2025-10-13 (월) 0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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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 위성 배치, 우주 궤도상 엔진 재점화 등 주요 실험 목표 달성

▶ NASA ‘인류 달 착륙’ 임무 활용에 일부 우려도…”개발 시한 촉박”

머스크의 화성우주선 스타십, 11차 지구궤도 시험비행 성공

13일 스페이스X의 스타십 11차 시험비행[로이터]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11번째 무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스페이스X의 온라인 생중계 영상에 따르면 스타십은 미 중부 시간으로 13일 오후 6시 23분께 텍사스주 보카 치카 해변의 스타베이스 기지에서 발사됐다.

발사 약 3분 뒤 1단부 로켓 부스터와 2단부 우주선이 순조롭게 분리됐고, 로켓 부스터는 발사대 인근 해상으로 서서히 하강해 계획된 엔진 연소를 수행하며 상공에서 잠시 정지 상태로 머문 후 바다에 착수하는데 성공했다.


2단부 우주선은 궤도로 진입해 순조롭게 비행을 이어갔고, 발사 시점 기준 17분여 뒤에 내부에 적재된 모형 위성 패널 8기를 우주선 바깥으로 내보내 궤도에 배치하는 실험에 두 번째로 성공했다.

이후 스타십은 우주 궤도상에서의 엔진 재점화 실험도 성공적으로 이행했으며, 대기권에 온전한 형태로 재진입해 인도양에 부드럽게 착수(着水), 약 1시간 6분간의 시험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머스크는 인류를 화성에 보내 거주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로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20여년간 로켓과 우주선을 개발해 왔다.

스타십 본체인 우주선은 길이 52m, 직경 9m로 내부에 사람 100명과 화물 100t가량을 적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1단부인 역대 최강 로켓 슈퍼헤비(길이 71m)와 합체하면 발사체 전체 길이는 123m에 달한다.

로켓과 우주선 모두 여러 차례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비용을 절감하고 발사 횟수를 늘리는 것이 회사 측의 주요 목표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는 2023년 4월부터 스타십에 사람을 태우지 않은 무인 상태로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반복해서 진행해 왔다.

올해 들어 진행한 7∼9차 시험비행에서는 우주선이 연달아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실패로 돌아갔지만, 지난 8월 26일 10차 시험비행에서는 예정대로 비행을 완수하고 위성 모형 배치 실험에도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어 이번 11차 시험비행에서도 주요 목표를 달성하면서 스타십 개발 가도는 한층 순풍을 타게 됐다.

스페이스X는 올해 초 공개한 스타십 프로토타입(시제품) 시리즈인 '버전 2'로 성공적인 비행을 두 번째 마쳤으며, 다음 시험비행부터는 새로운 '버전 3'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스타십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인류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에 활용하는 계획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CNN방송 등 미 언론은 전했다.

NASA는 2027년에 우주비행사들을 스타십에 태우고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3단계 임무를 시도할 계획인데, 스타십을 이 임무에 실제로 투입하려면 그 전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달 궤도까지 비행하기 위한 연료 재보급 능력 개발, 10여차례 이상 연속 발사 성공을 통한 안전성 입증 등이 주요 과제다. 스페이스X가 이런 주요 이정표를 약 2년 내에 모두 달성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짐 브라이덴스타인 전 NASA 국장은 지난달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 아르테미스 3단계 임무를 위해 NASA가 스페이스X와 총 40억달러(약 5조7천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판했다.

브라이덴스타인 전 국장은 스타십의 복잡한 구조로 인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가 중국보다 먼저 달에 착륙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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