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합병 허용하지 않겠다”

2025-09-25 (목) 11: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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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대표들 만나 많은것 결정…가자 합의 가까워져”

▶ 러시아 향해선 “2주 동안 집중 폭격에도 얻은 것 없어…이젠 멈출 때”

트럼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합병 허용하지 않겠다”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요 중동 국가의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많은 것이 결정됐다"며 가자지구 전쟁(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종식을 위한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롯해 카타르, 요르단,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지도자들과 비공개로 다자 회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의 가장 강력한 나라들의 대표들과 매우 좋은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나는 우리가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 회의에서 많은 것이 결정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스라엘과도 만나야 한다"며 "나는 이스라엘에 '시작하자'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2년 가까이 이어온 전쟁을 종식시킬 계획을 담은 미국 정부의 백서를 제시했으며, 여기에는 전후 통치와 안전보장 계획 등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에게 21개 항목으로 구성된 중동 평화 계획을 제시했다고 소개하며, 며칠 내 돌파구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과 관련해선 "20명 이상의 인질과, 38구의 시신을 전부 되찾고 싶다. 우리는 그들을 한 번에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틱톡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서안지구를 합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쪽의 서안 지역을 이스라엘이 흡수하는 것을 불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가자지구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동 국가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국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이 군을 투입해 서안지구를 비롯한 추가 영토 합병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뤄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서안지구 합병 불용 의사를 직접 밝혔느냐는 질문에 그것을 이야기했다면서 "서안지구 합병을 허용하지 않을 거다. 그만하면 충분하다. 이제 멈춰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매우 실망했다. 그는 오랫동안 힘들게 싸웠지만, 그들은 수백만 명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2주 동안의 집중 폭격에도 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거의 어떤 영토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누구도 '종이 호랑이'라고 부르지는 않겠다. 그러나 러시아는 거액의 폭탄, 미사일, 탄약, 그리고 생명을 소모했지만 실질적으로 아무런 영토도 얻지 못했다"며 "이젠 멈출 때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트루스 소셜에서 "러시아는 실질적인 군사 강국이라면 이기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을 전쟁을, 3년 반 동안 목적 없이 싸우고 있다"며 "그들을 매우 '종이 호랑이'(paper tiger)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에르도안 대통령을 향해 "원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개입한다면,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가스를 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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