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주애 존재 처음알린 로드먼 “2013년 방북 때 남자아이 못봤다”

2025-09-24 (수) 10:17:32
크게 작게

▶ 美 북한인권위 보고서… “김정은에게 실제 아들 존재하는지 의문”

▶ “김주애보다 어린 아들 있을 가능성 있지만, 확인되지 않아”

김주애 존재 처음알린 로드먼 “2013년 방북 때 남자아이 못봤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로이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딸 김주애의 존재를 국제사회에 처음 알린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북한에서 김정은과 그의 가족들을 만난 2013년 당시 남자아이는 보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그동안 김 위원장의 첫째 아이가 아들이라는 추정이 있었지만 김주애가 첫째 아이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미국 비정부기구(NGO)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에서 나왔다.

HRNK는 24일 '마지막 후계자? 김주애와 북한의 권력승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김주애로의 권력 승계 가능성을 전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박재우 기자는 지난 4월 로드먼을 직접 만나 김주애와 관련해 진행한 짧은 인터뷰를 소개했다.

로드먼은 2013년 9월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뒤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의 딸 주애(Ju-ae)를 안았고, 미세스 리(리설주)와도 이야기했다"며 "김 위원장은 좋은 아버지였다"고 말한 바 있다.

로드먼은 올해 4월 '2013년 방북 당시 아들을 비롯해 다른 아이들을 보았느냐'는 RFA 기자 질문에 "다른 가족들이 주변에 있었지만, 어떤 남자아이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스위스 유학 시절 김 위원장의 동급생이었던 조앙 미카엘로도 2012년 7월 김 위원장 초청으로 방북했을 당시 리설주 여사가 임신한 사실을 김 위원장에게 직접 들었으며, 2013년 4월 다시 평양에 갔을 때 "딸을 낳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RFA가 2023년 5월 보도했다.

보고서는 "로드먼은 북한을 4차례 방문하며 김정은의 가족과 측근들을 많이 만났지만, 아들과 관련된 어떤 흔적도 접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이런 증언들을 토대로 볼 때 김정은에게 실제로 아들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이어 "통일부 등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2013년생으로 알려진 김주애가 실제로 김정은의 첫째 자녀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과거 한국 국정원은 북한의 남자아이 장난감 수입 증가를 근거로 2010년생 아들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이 내용은 현재 재검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지난 2017년 국정원은 김 위원장에게 2010년생 아들, 2013년생 딸(김주애), 2017년생 성별 미상의 자녀 등 세 명의 자녀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HRNK 보고서는 "리설주가 2010년에 아이를 낳았다는 것은 그해 리설주의 빈번한 무대 활동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산후조리 문화와 북한의 산후 휴가가 180일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리설주가 2010년 출산을 했다면 더 오랜 기간 무대에서 안 보였어야 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국정원은 김 위원장과 리설주의 2009년 결혼설을 제기했지만, 한 고위 탈북자는 리설주가 당시 대학생이었다며 결혼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리설주가 2011년쯤 무대에서 사라진 점을 근거로 그 무렵 김 위원장과 결혼했다는 추정도 나온다"며 "북한의 보수적 분위기상 혼전 임신은 용납이 되지 않기 때문에, 2010년생 아들 설에는 더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다만 "(김주애보다) 더 어린 아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관련된 정보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권력이 세습되고 가부장적 문화가 남아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에게 아들이 있는지는 항상 큰 관심사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들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김주애가 대내외적으로 후계자로 등장한 상태다.

김주애는 2022년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발사 성공 보도를 통해 처음 대외에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2일 김 위원장의 방중 때 동행하며 외교 무대에도 데뷔, 북한 내부적으로 '4대 세습' 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이 여성인 최선희를 외무상으로 발탁한 사례 등을 거론하며 "전임자들과 비교하면 김 위원장은 여성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것에 더 열린듯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가 된다면 김주애의 자녀는 (아빠 성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김씨 성을 갖지 않는 최초의 '백두혈통'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