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콕스 유타 주지사 “분노만이 선택지 같지만 정치폭력 출구 찾아야”

콕스 유타 주지사 [로이터]
미국에서 유명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가 살해된 이후 정치 분열과 폭력이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공화당 내에서 증오의 정치를 끝내자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커크 암살 사건이 발생한 유타주의 스펜서 콕스 주지사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폭력에 폭력을 돌려주고 증오에 증오를 돌려줄 수 있는데 그게 정치 폭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콕스 주지사는 "우리는 항상 상대방을 손가락질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게(폭력) 전이된다. 그리고 어느 지점에서 우리는 출구를 찾아야지 아니면 이건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젊은 친구들에게 말한다. 여러분은 정치가 분노처럼 느껴지는 나라를 물려받고 있다"면서 "분노가 유일한 선택지처럼 느껴지지만 우리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세대는 지금 우리가 고통을 겪는 것과 매우 다른 문화를 만들 기회가 있다. 우리의 다름이 중요하지 않은 척하자는 게 아니라 우리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힘든 대화를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유타주의 한 대학에서 강연하던 중 암살된 커크(31)는 우익 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창립자로 보수 성향의 젊은 층에서 인기가 많아 '마가'(MAGA·트럼프 강성 지지층) 청년의 아이콘 같은 존재였다.
커크 암살 이후 극우 활동가들이 온라인 팔로워들에게 커크의 죽음을 기뻐하는 사람들을 폭로하라고 촉구하고 있으며, 아이다호주에서는 커크 추모 행사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등 복수를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이처럼 분노한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콕스 주지사처럼 화해를 주문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콕스 주지사가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고서, 선출된 정치인은 정파가 아니라 미국인 모두를 대표한다는 점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정치인이 인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콕스 주지사와 달리 통합을 당부하기보다는 "좌익의 급진주의자들이 문제다. 그들은 사납고 끔찍하며 정치적으로 능숙하다"고 비판했다.
WSJ은 콕스 주지사가 재임 기간 공화당과 민주당 간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했으며 이런 태도가 공화당 텃밭인 유타에서 콕스 주지사에 대한 반감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콕스 주지사는 2022년 3월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선수의 여성 스포츠 경기 참가를 금지하는 법안에 비토권을 행사했는데 이 결정으로 공화당 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콕스 주지사는 2016년에 대권에 도전한 트럼프를 두고 "우리 위대한 나라가 상징하는 것 중 최악을 대표한다"고 비판했으며, 2020년 대선 때도 트럼프에 투표하지 않았다. 콕스 주지사는 2024년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가 암살 시도를 비껴간 이후 그를 지지했으며 트럼프 후보에게 나라를 통합해달라고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그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중독성 있는 기능을 만들고, 미성년자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어린이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옹호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소셜미디어는 지금 우리 사회의 암"이라면서 "난 사람들이 로그오프하고, 기기를 끄고, 잔디를 만지고, 가족을 껴안고, 밖에 나가서 사회에 좋은 일을 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