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민당국, 압수수색 자료로 고용문제 압박할 수도
2025-09-13 (토) 12:00:00
조아름 기자
▶ 무뇨스 현대차 사장 “인력 대체 고민”
▶ LG엔솔 사장 “건설 지연 심하지 않아”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은 사실상 공사가 ‘완전 멈춤’ 상태다. 올해 완공을 목표로 2026년 본격 가동을 내다봤지만 공사에 투입됐던 전문 인력들이 한꺼번에 한국에 돌아온 만큼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11일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이날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미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해 “이번 (구금) 사태로 공장 가동이 최소 2, 3개월 지연될 것”이라며 “한국으로 돌아간 사람들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장 건설 단계에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며 “미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기술과 장비가 많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약 6조 원을 투입한 이 배터리 공장은 내년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양산하는 게 목표였다. 연간 약 30GWh(기가와트시) 규모, 전기차 약 30만 대 분량의 배터리셀을 만들 계획이었다. 미 이민 당국의 단속이 벌어졌을 당시 배선, 전력 등 각종 설비 설치, 장비 반입 등 마무리 작업이 한창으로 공사는 80~90% 마무리된 상황이었다.
당장 공장 가동 시점은 내년 상반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귀국한 직원들 대신 다시 현장에 보낼 인력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구금됐던 인원 대다수는 배터리 관련 엔지니어 등 전문 기술 인력이고 이번 사태의 핵심인 비자 발급 문제도 아직 깔끔하게 해결된 게 없다.
LG에너지솔루션 내부에서도 비자 문제가 말끔히 정리돼야 인력을 다시 투입할 수 있는 만큼 직원 재파견과 관련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내 공장 건설 지연 우려에 대해 “언론에 나온 정도로 심한 문제는 아니고 매니징(관리)할 수 있을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머물다 구금됐던 근로자들과 대한항공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김 사장은 앞으로 미국인 근로자 훈련과 관련해 “미국에서 얘기했던 내용들과 저희가 고민하고 있는 내용을 잘 접목해서 안을 만들어보겠다”고 설명했다.
비자 문제를 두고선 “현대차와 소통하고 좋은 방법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귀국한 직원들(협력사 포함)에게 추석 연휴가 끝나는 날까지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귀국 뒤 4주 내 건강검진(추가 정밀 검진 필요 시 검사료 지원)과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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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