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멕시코 “한국 등과 관세 관련 논의 중…갈등 원치 않아”

2025-09-11 (목) 10: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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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TA 미체결국 대상 자동차 부품 등 수입관세 최대 50% 부과 예고

▶ 셰인바움, ‘美달래기용 관세’ 해석에 “그건 아니다”

멕시코 “한국 등과 관세 관련 논의 중…갈등 원치 않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로이터]

멕시코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한 최대 50% 관세 부과 방침과 관련해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와 대사관을 통해 협의 중이라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아침 정례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관세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제안된 조처로 영향을 받는 국가의 (멕시코 주재) 대사관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 등 대사에게 이번 조치가 멕시코 경제 강화 방안과 관련된 것임을 설명하고 있다"며 "우리는 관련 국가들과의 갈등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측도 "멕시코 당국과 협의가 있었다"고 확인했다.

멕시코 정부는 17개 전략 분야에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플라스틱, 가전, 섬유 등 1천463개 품목을 선정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치의 관세를 차등해 부과할 예정이다.

멕시코 정부는 현재 0∼35%대 품목별 관세율을 최대 50%까지 상향하기로 했다.

이런 내용은 2026년 멕시코 정부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멕시코 정부에서 제공하는 경제부 장관 속기록에서도 관련 내용은 확인된다.

관세 부과 대상국은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라고 멕시코 정부는 적시했다.

멕시코를 대(對)중남미 최대 교역국(2023년 기준 76조원 상당)으로 둔 한국 역시 FTA 미체결국인 만큼 관세 부과 대상국에 포함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처가 알려지면서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업계 역시 구체적인 관세 부과 예정 품목 등에 대한 정보 확인 등에 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업체들은 미국 수출 전진기지로서의 입지, 에너지 인프라 확장, 외국계 기업 직접투자 확대 방침 등에 따른 뚜렷한 장점에 터 잡아 멕시코로의 진출을 지속해서 늘려왔던 터라 이번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멕시코 북부에 자리한 한국계 업체(협력사) 측은 산업별 진흥 프로그램(PROSEC)에 따른 지속적인 세금 감면 혜택에 대해 기대를 걸면서도 "FTA까지 시간이 걸린다면 그에 준하는 양국 간 경제 분야 협정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PROSEC은 FTA 미체결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한 뒤 가공해 미국·캐나다 등지로 수출할 경우 전자, 철강, 자동차 부품 등 특정 산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혜택을 부여하는 일종의 특별 관세 정책이다.

마킬라도라 수출 서비스산업 진흥 프로그램(IMMEX)과 함께 외국계 기업도 누릴 수 있는 대표적 인센티브 정책으로 볼 수 있다.

멕시코에 진출한 500여개 한국계 업체 중 상당수는 PROSEC과 IMMEX에 적용되는 품목들을 다루는데, 특히 자동차 부품과 철강 쪽 업계는 이번에 발표된 멕시코 정책에 포함되는지 등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일부 부품을 한국에서 생산 후 멕시코로 들여와 조립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 혜택을 보지 못할 경우 타격이 커질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멕시코시티무역관 자료를 보면 멕시코를 상대로 한 1위 수출 품목은 단연 자동차 부품이다. 2022년 기준 18억2천만 달러(2조 5천억원 상당)로 집계됐다.

철강 역시 '효자' 품목이다.

멕시코 정부에서 제공하는 수출입 데이터상으로 지난해 멕시코의 철강 주요 수입국 중에는 미국(35.8%), 브라질(13.5%), 일본(10.3%)에 이어 한국(7.1%·이상 수입액 비중)이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한편 멕시코 대통령은 중국 역시 멕시코와 FTA 미체결국이라는 점에 근거해 '이번 관세 조처가 최대 교역국인 미국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을 일각에서 내놓는 것과 관련, "그게 목적이 아니다"라면서 "국내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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