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내주 협치 물꼬… 여야 대표와 첫 회동·장동혁과 독대
2025-09-06 (토) 12:00:00
우태경·염유섭 기자
▶ 8일 대통령실서 오찬 회동
▶ 한미 후속 과제 등 현안 총망라
▶ 야, 입법 독주·압수수색 항의 주력
▶ 노란봉투법 보완 입법 요구하고
▶ 여야정 국정협의체도 제안 방침
▶ 강성 ‘정앤장’ 첫만남 소통 기대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8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 회동에 나선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야가 새 당대표 체제로 리더십을 정비하고 나서 처음 열리는 회동이다. 강경 성향의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여야 간 소통이 극한으로 단절됐지만, 이 대통령 주도로 협치의 물꼬를 트는 첫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5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국정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위해 여야 대표와 회동한다”며 “(회동은) 다음주 월요일 12시 오찬을 겸해 대통령실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각 당에서는 당대표와 함께 대변인, 비서실장이 참석하고, 대통령실에선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이 배석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부터 순방 성과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여야 당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해왔다.
특히 오찬을 마친 이후에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 간의 단독 회동도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이후 야당 대표와 단독 면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말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여야 지도부와 단체 오찬을 했지만, 당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는 별도의 면담 자리를 갖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장 대표가 독대를 회동 조건으로 걸고 나서자, 오찬 이후 별도 면담을 하는 식으로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회동에서 다룰 의제도 야당의 요구에 따라 제한을 없앴다. 이에 따라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후속 과제 공유 외에도 각종 국정현안이 총망라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야당은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특검법을 연장하고 내란특별재판부를 설치하는데, 결국 지방선거를 겨냥해 민생 챙기기보다는 야당 탄압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대통령이 풀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특검의 야당 압수수색에 대한 항의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장 대표는 더 센 상법개정안과 노란봉투법 통과에 따른 보완 입법 등을 요구하며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상시 테이블로 여야정국정협의체도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의 회동으로 자발적인 계기는 아니더라도 여야 대표가 처음으로 마주 앉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 대표는 그간 역대 여야 당대표들이 취임 이후 관례적으로 진행해 왔던 상견례조차 갖지 않을 정도로, 기본적인 소통마저 일절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정 대표가 “사람하고만 악수하겠다”면서 야당과의 스킨십을 거부하고, 장 대표 역시 12·3 불법 비상 계엄에 대해 사과 없이 강경 모드를 유지하며 여야 관계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렵사리 대화 자리가 마련된 만큼, 여야가 관계 개선에 나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대통령도 여야를 중재하면서 협치를 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비서관은 “대통령실은 이번 만남이 국정 운영에 있어 협치와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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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경·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