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관세 소송 지면 한국 등과 무역 합의 무효될수도”

2025-09-03 (수) 05: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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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이기지 못하면 美 다시 가난해져”

▶ 상호관세 폐지 여부 결정할 연방 대법원 ‘압박’ 포석인듯

트럼프 “관세 소송 지면 한국 등과 무역 합의 무효될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행정부가 상호관세 소송에서 지면 미국이 한국 등 다른 나라와 체결한 무역 합의가 무효로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에서 관세 소송에 대해 "내가 본 미국 연방대법원 사건 중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다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해질 기회가 있지만 우리가 그 사건을 이기지 못하면 다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난 우리가 크게 승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2심 법원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근거로 사용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부여하지만, 그 권한에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행정부의 상고를 허용하기 위해 10월 14일까지 판결의 효력을 정지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다른 나라들이 무역에서 미국을 이용했지만, 관세 덕분에 대응할 수 있었고 이 때문에 대법원에서 승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유럽연합이 우리한테 거의 1조달러를 주는 합의를 체결했다"면서 "이들 합의는 다 끝났다. 난 우리가 (소송에서 지면) 그걸(합의를) 되돌려야만(have to unwind) 할 것으로 짐작한다. 우리는 일본, 한국, 여러 나라와 합의를 체결했으며 다른 나라와도 체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도 상호관세를 부과하지 못하면 다른 나라와 무역 협상에 지장을 주고 상대국의 협상 지연이나 보복 관세를 막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결국 각국과의 무역 합의가 상호관세 부과에 입각한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한다는 등의 이유를 제시하면서 '상호관세'라는 이름으로 국가별로 차등화한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각국에 대해 설정한 상호관세의 세율을 인하해주는 대가로 무역합의를 이끌어낸 터에, 그 합의의 기반인 상호관세가 법원의 결정으로 무효화할 경우 각국과의 무역합의도 무효화할 수 있어 미국의 국익에 해가 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인 셈이다.


결국 상호관세 폐지 여부의 최종 결정권한을 가진 연방 대법원을 압박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앞서 한국은 지난 7월 30일 3천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1천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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