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U, 러 동결자산 전후 활용법 논의…압류·고위험투자 등 이견

2025-08-30 (토) 01: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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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장관회의서 “러, 전쟁 배상금 안내면 동결자산 못 돌려줘”

▶ 이스라엘 제재에도 분열 여전…美의 팔 당국자 비자 취소엔 “재고 촉구”

EU, 러 동결자산 전후 활용법 논의…압류·고위험투자 등 이견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좌)과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3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30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에 대비한 러시아 동결자산의 전후 활용 방안을 논의했으나 방법론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EU 비공식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전쟁으로 야기한 피해를 우크라이나에 완전히 배상하지 않는 한 러시아가 이 돈(동결자산)을 다시 돌려받는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배상금 지급을 '동결 해제'의 선결 조건으로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회원국 장관들이 동결자산을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 및 방위 부문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주까지 회원국별로 대(對)러시아 신규 제재 방안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놓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U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EU 내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은 약 2천100억 유로(약 341조원) 정도다.

대부분 벨기에에 있는 중앙예탁기관(CSD)인 유로클리어에 예치돼 있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미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과 EU는 러시아 동결자산 원금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금을 담보로 총 450억 유로(약 73조원)를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각자 예산으로 우크라이나에 대출하고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상환받는 방식이다.

동결자산의 추가 활용 방안 관련, 폴란드와 발트3국(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을 비롯한 일부 회원국은 동결자산 원금 자체를 몰수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프랑스, 독일은 법적 근거 미비, 유로화 신뢰도 하락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한다. 자산 대부분이 예치된 벨기에 역시 부정적이어서 단기간 내에 의견 일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절충안 성격으로 원금은 건드리지 않되 원금 전체를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방안도 옵션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벨기에는 이날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경우 자국이 위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스라엘의 가자전쟁 및 인도적 위기 대응 방안도 의제로 포함됐으나 각국 이견만 재확인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도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스라엘 현안 관련 "그리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으며 오늘 당연히 어떠한 결정도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EU 회원국 간 입장차가 극명하다고 시인했다.

EU는 이날 칼라스 고위대표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이 내달 뉴욕 유엔 총회를 앞두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당국자들의 미국 입국 비자를 거부 또는 취소 조치한 데 대해 "이번 결정을 재고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비공식 외교장관회의는 6개월 임기의 순회의장국(현재는 덴마크)이 관례로 여는 행사다. 반세기 전 처음 개최된 장소인 독일의 고성 이름에 따라 '귐니히(Gymnich) 회의'라고도 불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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