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합의문 없는 관세타결’에 日서 우려 지속… “불확실성 남아”

2025-08-02 (토) 09: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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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정부는 ‘안 만드는 편이 낫다’ 판단…양국간 해석차로 화근 될 수도

‘합의문 없는 관세타결’에 日서 우려 지속… “불확실성 남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 [로이터]

미국과 일본이 관세 협상 타결에도 합의문을 작성하지 않으면서 일본 내에서 양국 간 해석차 등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달 말 미국과 무역 협상을 마무리한 이후 공동 문서를 만들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낫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일본 협상단을 이끈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전날 TV 프로그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성격상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래하려 할 것"이라며 문서를 만들려고 하면 이를 빌미로 추가로 일본에 무언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 정부 내에는 문서 작성에 매달리다 보면 자칫 일본에 대한 관세 인하 조치가 늦게 시행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또 다른 나라인 필리핀, 베트남이 별도 합의문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도 일본이 문서 작성에 미련을 두지 않는 이유라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하지만 합의 내용에 대한 양국 발표를 보면 아전인수 격으로 서로 강조하는 부분이 달라 향후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미국은 일본이 약속한 5천500억 달러(약 764조원) 투자에 대해 융자가 아닌 출자라고 보고 있으나, 일본은 투자액 가운데 1∼2%만 출자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농업, 무기 관련 교역에서도 양측 설명은 다른 대목이 있다. 미국의 일본 자동차 관세 인하 시기는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공동 문서가 없으면 양국이 준수해야 할 최종 합의가 아닌 서로의 견해차를 남겨두는 큰 틀의 합의 상태에 가깝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향후 일본이 미국에 약속을 지켜 달라고 촉구해도 미국은 다른 주장을 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새로운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도 양국 간 합의문이 없어 불투명성이 짙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하치무라 쓰요시 이토추상사 부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일 간 합의문이 없다는 점을 언급하고 "현 단계에서는 너무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본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업에는 불확실성이 남고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영향이 클 것"이라며 "민관이 미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요미우리에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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