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증시, 예상 밖 고용 부진에 3대 지수 하락…나스닥 2.2%↓

2025-08-01 (금) 02: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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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가, 연준 9월 금리인하 기정사실화…국채금리↓·달러↓·유가↓·금값↑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미국의 고용 사정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1일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2.40포인트(-1.23%) 내린 43,588.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1.38포인트(-1.60%) 내린 6,238.0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72.32포인트(-2.24%) 내린 20,650.13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7만3천명 증가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10만명)을 밑돌았고, 5∼6월 일자리 증가 폭은 종전 발표 대비 총 25만8천명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상승했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양호한 상황을 지속하고 있었다는 종전 고용 보고서 발표와 달리 최근 몇 달 새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눈에 띄게 약해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세 충격에 따른 경기 둔화가 이미 나타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JP모건체이스(-2.32%), 뱅크오브아메리카(-3.41%), 웰스파고(-3.53%) 등 미국 대형 은행주들이 경기 둔화에 따른 대출 부실화 우려에 모두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새로운 상호관세율을 설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관세발 경제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대형 기술주들도 실적 악화 우려에 하락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성장 엔진'인 클라우드 부문의 영업이익 축소로 실적 전망 악화 우려가 대두되면서 주가가 8.27% 급락했다.


애플(-2.50%), 구글(-1.51%) 엔비디아(-2.33%), 테슬라(-1.84%), 메타플랫폼(-3.05%), 마이크로소프트(-1.74%) 등 다른 매그니피센트7(M7) 종목들도 2% 안팎 하락 마감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스콧 렌 선임 글로벌시장전략가는 "대기업들이 엇갈린 실적을 낸 가운데 그동안 증시는 랠리를 펼쳐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광범위한 관세 시행과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보고서를 보게 된 것"이라고 약세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의 고용 사정이 크게 약화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 가치는 급락하고, 금 가격은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산유국의 공급 확대 기대에 하락했다.

전자거래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68%로 전장 대비 27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같은 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21%로 전장 대비 15bp 하락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내 매파 성향(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잔여 임기를 6개월 앞두고 오는 8일 이사직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채권 수익률 하락을 더욱 부채질했다.

고용 악화에 쿠글러 이사 사임 소식까지 겹치면서 시장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86%로 반영했다. 하루 전 25%에서 크게 치솟은 것이다.

미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화 인덱스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98.6으로 전장 대비 1.4% 하락했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20.38로 전장 대비 3.66포인트 상승해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고용 둔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증산 전망에 하락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근월물 선물 종가는 배럴당 67.33달러로 전장 대비 1.93달러(-2.79%) 내렸다.

안전자산 수요가 늘면서 국제 금값은 상승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1.78% 상승한 3천348.71달러에 거래됐다.

<연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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