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특검, 압수수색날 ‘문고리’ 소환… ‘김건희 목걸이’ 추정품 확보

2025-07-25 (금) 09: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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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옥·정지원 前행정관 소환 조사…건진법사·샤넬백 등 청탁 의혹 추궁

▶ ‘나토 순방 귀금속류’ 미신고 의혹도 수사…김 여사 측 진술서엔 ‘모조품’

특검, 압수수색날 ‘문고리’ 소환… ‘김건희 목걸이’ 추정품 확보

(서울=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문고리 3인방’으로 알려진 유경옥(왼쪽)·정지원 전 행정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2025.7.25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5일(한국시간) 지난 정부 시절 김 여사를 가까이서 보좌한 이른바 '문고리' 인사들을 잇달아 소환했다.

이날 김 여사 일가와 사업체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인 특검팀은 미신고 의혹이 불거진 목걸이 추정품까지 확보해 김 여사를 겨냥한 수사망을 빠르게 좁혀가는 형국이다.

특검팀은 이날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오후 5시 7분께 모습을 드러낸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인사 청탁에 대응하라고 지시했느냐',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인사 청탁 문자를 보냈느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진위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행정관은 전씨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건희2'라는 이름으로 저장한 연락처의 실제 사용자로 알려졌다.

전씨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인 2022년 3월부터 수개월간 이 연락처로 특정 인물들의 대통령 취임식 초청을 요청하거나 인사와 관련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특정 인물을 언급하며 인사를 추천하자 '건희2' 측이 "이력서 보내보시죠"라고 답한 기록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께는 유경옥 전 행정관이 출석해 조사받았다.

통일교 측은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전씨는 목걸이와 샤넬백 2개를 받긴 했지만 김 여사 측에 전달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목걸이는 받자마자 잃어버렸고 샤넬백 2개는 각각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유 전 행정관은 전씨 지시로 샤넬백을 같은 브랜드 다른 제품으로 직접 교환해준 인물이다. 그는 '젊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바꿔달라'는 전씨 심부름을 들어줬을 뿐 김 여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의 참석을 위해 당시 윤 대통령과 함께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착용한 고가 목걸이의 출처도 수사 대상이다.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것은 일본 왕실에 귀금속을 납품하는 미키모토사의 진주 목걸이로 판매가가 2천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키모토사가 2008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이래 국내에선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 제품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 고위간부 시절부터 재산 신고 누락 의혹이 나왔다. 공직자윤리법상 500만원이 넘는 보석류는 신고해야 한다.

아울러 당시 순방 때 김 여사가 착용한 6천만원 상당의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까지 재산신고 내역에서 빠져 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문제의 장신구 2점은 지인에게 빌리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해 신고 대상에 해당하는 금액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김 여사 측은 지난 5월 이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에 빌린 물품이 아니라 따로 구입한 모조품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의 인천 거주지를 압수수색하는 도중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로 추정되는 물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 주장대로 목걸이가 모조품이 맞는지 확인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유 전 행정관과 정 전 행정관은 대통령실 부속실에서 김 여사를 아주 가까이서 보좌한 인물들이다.

정 전 행정관은 이날 특검팀의 김 여사 관련 압수수색 때도 아크로비스타 자택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특검팀은 앞서 '문고리 3인방' 중 나머지 한 명인 조연경 전 행정관도 지난 23일 불러 김 여사의 해외 순방과 고가 장신구와 관련된 의혹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외가 쪽 6촌 친척으로 대통령실 부속실에서 김 여사를 보좌했던 최승준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1비서관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실 선임 행정관으로 임명된 최 전 비서관은 한남동 관저를 보좌하는 이른바 '관저팀' 팀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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