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국 아닌 곳으로 추방된 인원 8천100여명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불법 이민 단속을 매우 강화하면서 지난달 초에는 불법 이민자 체포 일평균 건수가 1천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미국 이민세관국(ICE)은 체포, 구금, 추방 건수 등 데이터를 날짜 별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가디언은 학계와 시민사회계 공동 프로젝트인 추방데이터프로젝트(DDP)가 정보공개법(FOIA)에 따른 청구와 소송 등으로 입수한 데이터세트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이 공개한 그래프와 분석자료에 따르면 ICE의 하루 체포 건수와 구금 중 인원수 등 주요 지표는 올해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임기 취임과 5월 21일 ICE에 대한 체포 목표 건수 상향조정 지시를 계기로 급격히 치솟았다.
작년 6월 말부터 트럼프 2기 취임 직전까지 ICE의 일평균 체포 건수는 250∼300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취임 후 몇 주 만에 그 3배 수준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어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5월 21일 회의에서 ICE에 하루 체포 목표 건수를 3천건으로 올리라고 지시한 것을 계기로 6월 초에는 하루 평균 체포 건수가 1천건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설정된 목표치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올해 5월 평균보다 42% 높고 작년 6월보다는 268% 높다.
특히 6월 4일에는 ICE에 체포된 인원이 단 하루 만에 거의 2천명에 이르렀으며, 이 중 범죄와 무관하게 체포된 사람이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거나 수사를 받은 사람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다만 일평균 체포 건수는 6월 초순에 정점을 찍은 후 감소했으며 6월 하순에는 800∼900명 수준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위험한 범죄자들"을 체포하고 추방하는 데에 주력할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실제 행동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ICE가 구금 중인 인원은 작년 6월 말부터 트럼프 취임 때까지 4만명에 살짝 미달하는 수준으로 유지됐으나, 트럼프 2기 취임을 계기로 급격히 늘어서 올해 6월 26일 기준으로 5만8천100명에 이르렀다.
이는 2019년 이래 최대 기록이며, 연방의회가 예산을 배정한 ICE 수용인원 규모인 4만1천500명보다 훨씬 많다.
미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일인 1월 20일부터 6월 26일까지 추방한 불법 이민자들을 행선지별로 보면 멕시코 6만3천230명, 과테말라 1만4천990명, 온두라스 1만2천530명, 엘살바도르 5천80명 등이다.
이들 중 약 8천100명은 불법 이민자 본인의 본국이 아닌 다른 나라들로 송환돼 국제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경우 중 5천50명은 멕시코로, 650명은 온두라스로 송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