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러시아 교통장관 해임 직후 권총 자살

2025-07-0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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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사 시절 부패 의혹 “항공대란이 해임 도화선”

러시아 교통장관 해임 직후 권총 자살

로만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 [로이터]

러시아 교통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후 숨진 채 발견돼 추측이 분분하다.

8일 러시아 언론들은 사법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모스크바주 오딘초보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로만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이 단순히 해임 탓이 아니라 부패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르자 심적 압박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는 전날 스타로보이트가 스스로 총을 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대 러시아 역대 최고위급 관료 자살 사례로 꼽힌다고 러시아 매체들은 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오전 스타로보이트를 교통장관직에서 해임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그가 해임 공표 후 교통부를 방문해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며 발표 전 이미 이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후 스타로보이트는 권총을 꺼내 차를 타고 자택 인근 공터로 향한 것으로 추정된다. 텔레그램 뉴스 채널 매시는 시신 근처에서 발견된 이 권총이 2023년 러시아 내무부가 업무 지원에 기여한 공로로 그에게 수여한 것이라고 전했다. 권총을 받았을 때 스타로보이트는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주지사였다. 그는 2018년 10월부터 약 6년간 쿠르스크 주지사를 지내다가 지난해 5월 교통장관으로 임명됐다.

스타로보이트는 쿠르스크 주지사 시절 사기·횡령 혐의로 수사받을 위기에 놓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후임으로 임시 쿠르스크 주지사로 임명된 알렉세이 스미르노프가 지난 4월 지역 방어시설 건설에 할당된 예산을 횡령한 혐의로 구금됐는데, 스미르노프가 ‘스타로보이트가 범행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텔레그램 뉴스 채널샷 등은 스타로보이트가 구속 수감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었으며 유죄 판결시 최고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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