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지지자가 총격***하루만에 체포
▶ 또 다른 민주당 의원 부부도 총격받아

미네소타 주의회 하원의원 부부를 총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용의자 밴스 볼터가 15일 체포되고 있다.<로이터>
미네소타 주의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과 배우자가 14일 자택에 침입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워싱턴DC)과 미국 전역에서의 반트럼프 시위가 동시에 개최되는 날, 미국의 정치적 분열상과 정치 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총격범은 범행 하루 뒤인 15일 검거됐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미네소타주 주의회 하원의장을 지낸 멜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과 그의 남편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날 새벽 미니애폴리스 외곽 브루클린파크에 거주하는 호트먼 의원의 자택을 찾아가 이들 부부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근 도시 챔플린에 거주하는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도 같은 용의자의 총격을 받고 부상을 입었다고 AP는 전했다.
15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날 미니애폴리스 남서쪽의 소도시 그린아일 인근에서 용의자 밴스 볼터(57)를 체포했다.
수사당국은 사건 발생 이후 볼터의 자택 주변을 집중적으로 수색하는 과정에서 그가 숲속으로 도주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해당 지역에 집결한 경찰은 들판에서 볼터를 체포했다.
볼터는 무장한 상태였지만, 체포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용의자를 2건의 2급 살인 혐의와 2건의 2급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볼터는 14일 새벽 미니애폴리스 외곽 브루클린파크에 거주하는 멜리사 호트먼 하원의원의 자택을 찾아가 호트먼 의원 부부를 살해했다.
민주당 소속인 호트먼 의원은 6년간 미네소타 주의회 하원의장을 지냈고, 낙태권 보호와 마리화나 합법화 등의 입법에 앞장섰다.
또한 볼터는 같은 날 인근 지역의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의 자택에 침입해 호프먼 부부에게도 총을 쐈다.
경찰은 이날 오전 2시께 총격 사건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총에 맞은 호프먼 부부를 발견했다. 호프먼 부부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았다. 호프먼 의원도 민주당 소속이다. 호트먼 의원과 호프먼 의원 모두 민주당의 미네소타 지부인 민주농민노동당 소속이다.
용의자인 볼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낙태에 반대하는 그는 종교 관련 비영리 단체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터는 범행 과정에서 경찰관 제복과 배지로 신분을 위장했고, 얼굴을 숨기기 위한 고무 가면도 착용했다.
로이터통신은 온라인 게시물과 관련 기록물들을 검토한 결과 용의자는 복음주의 성향의 목사들과 관련이 있는 인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볼터가 자신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아프리카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경호경비 전문가라고 밝히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보엘터의 한 지인을 인용해 용의자는 기독교인으로 평소 낙태에 반대해왔으며,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보도했다.
볼터가 버리고 간 차량에서는 범행 동기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 성명서와 표적으로 추정되는 명단도 발견됐다.
70개의 인명 또는 주소가 적힌 이 명단에는 작년 대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포함해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법무장관, 미네소타주를 지역구로 연방하원의원으로 재직 중인 소말리아 출신 여성 정치인 일한 오마르 등의 민주당 정치인이 포함됐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명단에는 또 낙태 시술을 제공하는 의사, 지역 기업인들, 가족계획연맹 사무소, 보건소 등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