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석연료 선호’ 트럼프, 발전사도 원치않는 화력발전 계속가동

2025-06-06 (금) 01: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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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전력 부족 이유로 긴급 명령…전문가들은 “비상사태 근거 취약”

화석연료 자원을 적극 개발해 미국의 에너지 자립을 이루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전사의 의사에 반하게 화력발전소의 계속 운영을 강제하고 있다.

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비상사태'를 이유로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영구적으로 폐기될 예정이었던 화력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라고 명령했다.

미국 정부는 연방정부법에 따라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시 발전사에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에너지부는 비상 명령을 발동한 이유로 여름철 전력 수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이 에너지 비상사태라는 근거가 취약하다는 의견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과거에는 극한 기후나 정전 등으로 전력 공급을 안정화할 필요가 있을 때 주로 전력 사업자들이 정부에 개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의 전력 사업자들은 폐쇄를 앞둔 발전소를 당초 사용할 계획이 없었으며 정부에 발전소 계속 가동 명령을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NYT는 설명했다.

미시간주의 경우 63년 된 석탄화력발전소를 원래 지난 1일 폐기할 계획이었지만, 발전사는 지난달 23일에야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알게 됐다.

발전사는 명령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며 발전소를 다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석탄을 다시 구매하려고 서두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석유·가스 화력발전소도 지난주 폐쇄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전달받았으며 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인력 확보와 정비에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뒤집으며 화석연료와 원자력발전소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각종 규제 완화 등 석탄산업을 재활성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미국 전역에서 발전소 108개가 폐쇄될 예정인데 이 가운데 25개가 석탄화력발전소다. 이들 석탄화력발전소의 총발전 용량은 18.2GW에 달한다.

1GW는 샌프란시스코시의 전력 수요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최근 십여년 미국의 전력 생산에서 석탄의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이며 석탄화력발전소는 현재 미국 전체 발전 용량의 5분의 1이 되지 않는다.

기존 석탄화력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는 게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를 새로 짓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실제 발전사들은 화력발전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추세라고 NYT는 설명했다.

다만 전력 사업자들은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가 전력망에 연결되는 시간이 오래 걸려 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전력 공백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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