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선두 유지, 김문수 본격 추격, 이준석 단일화 선 긋기…남은 11일간 총력전
▶ 민주, 낙관론 경계·막판 표 단속…김문수-이준석 단일화 결렬시 다자구도

(의정부·하남·광주=연합뉴스) 20일 의정부 로데오거리서 유세하는 이재명 후보(왼쪽부터), 하남서 유세하는 김문수 후보, 19일 전남대 유세서 지지자들과 사진 찍는 이준석 후보
차기 대권을 향한 22일(한국시간) 간의 레이스가 후반전에 접어들었다.
지난 12일 공식 선거운동 개시 후 반환점을 돈 22일 현재까지의 판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추격하며 격차를 좁히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도 상승세를 탄 형국이다.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진행된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후보는 46%, 김문수 후보는 32%, 이준석 후보는 10%의 지지율로 집계됐다. 지난 12~14일 이뤄진 NBS 조사와 견줘 이재명 후보는 3%포인트(p) 하락했고,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5%p와 3%p 상승했다.
앞으로 남은 11일간의 후반 레이스에서는 대세론을 굳히려는 이재명 후보와 막판 역전을 노리며 보수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는 김문수 후보, 대안 후보론을 들고 완주 의사를 굳힌 이준석 후보의 총력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여전히 큰 격차로 앞서고 있지만,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여론조사에 소극적이던 '샤이 보수'가 결집할 경우 예상 밖의 박빙 구도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당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낙관론'이다. 최근 '예상 득표율'이나 '낙승', '압승' 등을 공개석상에서 언급하지 않도록 공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여론조사상 경쟁 후보들과의 격차가 크다는 이유로 지지층이 투표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막판까지 표 단속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혹시 '나 한 사람 투표 안 한다고 무슨 큰일 나겠어'라고 생각하시나"라며 "투표하지 않는 민주주의는 12·3 계엄에 눈감고 침묵하는 불의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가 무산되는 소동을 겪으며 레이스 초반 주춤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핵심 지지층의 결집을 바탕으로 추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SBS 라디오에서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고, 더 나아가서 사전투표 전에는 분명히 이재명 후보를 앞설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며 "아직도 제대로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보수진영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를 '방탄 프레임'으로 난타하면서 중도층의 '반(反)이재명' 정서를 자극하는 한편,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막판 역전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김문수 후보는 전날 방송기자토론회에서 단일화에 대해 "특단의 대책"이라며 "이준석 후보는 마지막에 결국 저와 단일화가 돼서 훌륭하게 우리 대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주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는 김문수 후보의 '단일화 구애'를 뿌리치고 있다. 그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이 받아볼 투표용지에는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의 이름이 선명히 보일 것"이라고 완주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근의 3자 구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1차 목표로 삼은 두 자릿수를 찍으면서 고무된 분위기가 엿보인다. 이 후보 측은 국민의힘 측이 단일화의 조건으로 차기 당권을 제안했다고 주장하며 단일화 압박에 역공을 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최근 모든 여론조사 지표는 이준석으로의 전략적 선택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승리의 방정식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주고 있다"며 "이제 전략적 선택의 시간이다. 곧 역전의 순간이 다가온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후보가 거듭 단일화 거부 의지를 천명하면서 대선이 끝내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다만, 국민의힘은 사전투표(29∼30일)전까지 계속해서 단일화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가 이날 정치 개혁 공약을 발표하면서 '40대 총리'를 언급한 것도 올해 40세인 이준석 후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범보수 선두 주자인 김 후보로서는 단일화 가능성을 계속해서 열어둠으로써 지지층을 결집하고 지지율을 상승시키고 결과적으로 단일화 동력도 키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일단 단일화의 1차 시한으로 거론되는 투표용지 인쇄일(25일) 전까지 양측의 신경전은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23일 열리는 대선 후보 TV 토론(사회 분야)에서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단일화 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두 후보가 선두인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사법부 겁박' 논란을 고리로 협공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이에 이재명 후보 측은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보다는 철저히 정책 위주의 토론에 임할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26.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