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OC한인사회 축제 재검토해야

2025-05-20 (화) 12:00:00 문태기 OC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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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카운티 한인커뮤니티의 축제는 이민 온 한인들이 고향의 향수를 달래고 한국 문화와 전통, 음식을 미 주류사회에 알리는 것을 주 목적으로 출발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한인 축제는 지난 1981년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서 시작된 ‘OC한인축제’로 40여 년동안 열어왔다.

이 축제는 지난 1980년에서부터 2000년초까지만 해도 LA한인축제에 버금갈 정도로 번성해 미 주류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로컬 정치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축제의 퍼레이드 참가를 원할 정도이었다.

그러나 영원히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았던 ‘OC한인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시들어 갔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물류 산업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서 한인 또는 미 주류사회에서도 한국 문화와 전통에 목말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 주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유튜브에 접속하면 한국 전통 문화에서부터 케이 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한 번에 볼 수 있을 뿐만아니라 한인들은 한국 전통음식을 먹기 위해서 굳이 축제장에 갈 필요없이 인근 마트에 가면된다.

게다가 예전에는 한인 축제장에서 한국의 유명 가수 등 연예인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한류 열풍을 타고 이들을 초청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예산이 들어가서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서 볼거리가 없다는 평도 들어왔다.

이 축제는 ‘먹을 거리’, ‘볼 거리’, ‘즐길 거리’ 등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한인커뮤니티와 미 주류사회에 관심이 사그라들면서 예산 확보의 주 소득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폰서와 부스 판매에 어려움에 처했다.

이런 와중에 한인축제(2013년부터 아리랑 축제로 명칭 변경)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장소 문제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서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연속으로 축제 개최가 불 투명한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한때 베트남 커뮤니티와 축제를 함께 해보기도 했지만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

이 축제보다 후발 주자로 지난 2010년에 시작된 ‘어바인 한국 문화 축제’도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다. 처음 시작한 몇 년동안은 어바인 뿐만아니라 남가주 전역에서 관람객들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를 얻어서 축제 기간을 하루에서 이틀로 연장하자는 얘기까지 나왔다. 축제장인 어바인 시청은 다양한 인종의 발길로 꽉메워졌다.

하지만 이 한국 문화 축제도 초창기와는 달리 관심도가 현격하게 떨어지면서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개최가 무산되었다. 어바인 시 한인커뮤니티의 정치적인 파워가 없어진 것도 한 요인이지만 무엇보다도 한국 문화 축제에 대한 관심이 예전과 같이 않은 것이 주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OC한인커뮤니티를 대표하는 ‘OC한인 축제’(아리랑 축제)가 올해에 재개되고 내년에 ‘어바인 한국 문화 축제’가 다시 열릴 가능성도 있다. 아니면 향후 여러 가지 문제로 계속해서 개최가 어려월 질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한인 커뮤니티 축제들이 그동안 해오던 방식을 답습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만일에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 축제를 준비하는 한인 인사들은 행사를 치르느라고 고생만 하고 별다른 호응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고질적인 예산 부족으로 허덕일 가능성이 크다.

오렌지카운티 한인 커뮤니티의 영향력과 파워를 알리면서 집결된 힘을 보여주는 한인축제가 되어야 한다. 이와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한국의 케이 문화와 전통, 음식과 음악이 얼마나 훌륭한지를 현재의 트렌드에 맞게 소개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한인 사회의 축제를 재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콘텐츠를 마련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향후 축제 열리는 축제는 완전히 변해야 한다. 한인 커뮤니티 축제를 어떻게 준비할지 고심해야 할 시기이다.

<문태기 OC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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