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민주묘지 참배… ‘수감 선배’ 박관현 열사 묘 앞서 눈물
▶ 전북 전주 찾아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총력 지원…새만금 개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한국시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박관현 열사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제4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이하 한국시간) 호남 일대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대선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이후 김 후보가 호남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후보는 자신의 '민주화 운동' 이력을 적극 부각하는 한편 지역별 맞춤 공약으로 '험지' 표심을 파고들었다.
김 후보는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호남 일정을 시작했다.
짙은 회색 정장과 검은색 넥타이를 착용한 김 후보는 방명록에 '오월 광주 피로 쓴 민주주의'라고 적은 뒤 참배와 헌화를 했다.
이어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한 윤상원 열사와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인 박관현 열사 묘를 각각 참배했다.
박 열사는 1982년 50일간 단식투쟁을 하다 숨졌고, 김 후보는 5년 뒤인 1988년 박 열사가 숨진 독방에서 수감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김 후보는 눈물을 보이며 무릎을 꿇은 채 박 열사 묘비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광주교도소에서 박관현 열사가 죽은 뒤 제가 들어가서 그 방에서 1년 생활했다"며 "5월을 생각하면 늘 너무 아픈 추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촛불행동 소속 인사들은 5·18 민주묘지에서 김 후보를 향해 광주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내란공범은 지금 당장 광주를 떠나라", "국민의 명령이다. 내란세력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 후보는 이후 1980년대 수감됐던 광주교도소 터도 찾았다.
김 후보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광주·전북·전남 현장 회의에선 "제 아내는 전남 순천 사람"이라고 운을 뗀 뒤 "처가에 올 때마다 광주·전남에서 저를 알면서도 아무도 인사도, 악수도 안 하는 냉랭한 분위기를 잘 안다. 광주의 민심, 전남의 민심이 뭔지 잘 알고 있다"며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전북 전주로 이동한 김 후보는 전동성당 앞 유세 현장에서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및 새만금 개발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2036년 하계 올림픽을 반드시 유치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지원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새만금을) 전부 매립하면 1억평이 넘는다고 한다"며 "대한민국의 좋은 기업이 새만금에 많이 올 수 있도록 세금 깎아드리고, 땅값 싸게 해드리고, 좋은 인력을 공급해 드리는, '삼박자 지원'을 통해 새만금을 빠른 시간 내에 세계적인 꿈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후 전주 한옥마을 거리 유세에 이어 전북개인택시조합과 간담회를 했다. 김 후보는 모범운전자 휘장이 달린 하늘빛 택시 기사 제복을 갖춰 입었다.
김 후보는 조합으로부터 정책 건의서를 전달받고 "보조금, (노후)대폐차 비용 국비 지원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이 되면 '택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김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택시 업계 현실을 파악하겠다며 2009년부터 약 3년 가까이 31개 시·군에서 '1일 택시 기사' 체험을 했다.
김 후보는 이후 전북 김제 새만금 개발 현장 방문을 끝으로 현장 일정을 마쳤다.
김 후보는 이날 저녁과 18일에 각각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와 기념식에는 불참한다.
오는 18일 예정된 첫 대선후보 TV 토론 준비 등을 이유로 행사에 불참한다는 것이 김 후보 측 설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