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문수, ‘민주화 운동 이력’ 부각 호남 표심 구애…맞춤 공약도

2025-05-17 (토) 1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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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민주묘지 참배… ‘수감 선배’ 박관현 열사 묘 앞서 눈물

▶ 전북 전주 찾아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총력 지원…새만금 개발”

김문수, ‘민주화 운동 이력’ 부각 호남 표심 구애…맞춤 공약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한국시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박관현 열사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제4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이하 한국시간) 호남 일대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대선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이후 김 후보가 호남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후보는 자신의 '민주화 운동' 이력을 적극 부각하는 한편 지역별 맞춤 공약으로 '험지' 표심을 파고들었다.


김 후보는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호남 일정을 시작했다.

짙은 회색 정장과 검은색 넥타이를 착용한 김 후보는 방명록에 '오월 광주 피로 쓴 민주주의'라고 적은 뒤 참배와 헌화를 했다.

이어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한 윤상원 열사와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인 박관현 열사 묘를 각각 참배했다.

박 열사는 1982년 50일간 단식투쟁을 하다 숨졌고, 김 후보는 5년 뒤인 1988년 박 열사가 숨진 독방에서 수감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김 후보는 눈물을 보이며 무릎을 꿇은 채 박 열사 묘비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광주교도소에서 박관현 열사가 죽은 뒤 제가 들어가서 그 방에서 1년 생활했다"며 "5월을 생각하면 늘 너무 아픈 추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촛불행동 소속 인사들은 5·18 민주묘지에서 김 후보를 향해 광주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내란공범은 지금 당장 광주를 떠나라", "국민의 명령이다. 내란세력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 후보는 이후 1980년대 수감됐던 광주교도소 터도 찾았다.

김 후보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광주·전북·전남 현장 회의에선 "제 아내는 전남 순천 사람"이라고 운을 뗀 뒤 "처가에 올 때마다 광주·전남에서 저를 알면서도 아무도 인사도, 악수도 안 하는 냉랭한 분위기를 잘 안다. 광주의 민심, 전남의 민심이 뭔지 잘 알고 있다"며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전북 전주로 이동한 김 후보는 전동성당 앞 유세 현장에서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및 새만금 개발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2036년 하계 올림픽을 반드시 유치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지원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새만금을) 전부 매립하면 1억평이 넘는다고 한다"며 "대한민국의 좋은 기업이 새만금에 많이 올 수 있도록 세금 깎아드리고, 땅값 싸게 해드리고, 좋은 인력을 공급해 드리는, '삼박자 지원'을 통해 새만금을 빠른 시간 내에 세계적인 꿈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후 전주 한옥마을 거리 유세에 이어 전북개인택시조합과 간담회를 했다. 김 후보는 모범운전자 휘장이 달린 하늘빛 택시 기사 제복을 갖춰 입었다.

김 후보는 조합으로부터 정책 건의서를 전달받고 "보조금, (노후)대폐차 비용 국비 지원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이 되면 '택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김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택시 업계 현실을 파악하겠다며 2009년부터 약 3년 가까이 31개 시·군에서 '1일 택시 기사' 체험을 했다.

김 후보는 이후 전북 김제 새만금 개발 현장 방문을 끝으로 현장 일정을 마쳤다.

김 후보는 이날 저녁과 18일에 각각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와 기념식에는 불참한다.

오는 18일 예정된 첫 대선후보 TV 토론 준비 등을 이유로 행사에 불참한다는 것이 김 후보 측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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