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권 1기부터 갈등 코미 전 국장 SNS 사진에 ‘발끈’

제임스 코미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암살을 선동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더러운 경찰"로 칭하며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코미 전 국장이 암살 선동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문제의 사진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끔찍한 일", "더러운 경찰" 등의 표현을 쓰며 코미 전 국장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린이도 그 사진이 의미하는 바를 안다"며 "그가 그런 일을 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싶지 않다"고 밝힌 뒤 "왜냐하면 그것은 팸(본디 법무장관)과 모든 훌륭한 사람들에게 달린 일이기 때문"이라며 법집행 당국의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 FBI 수장직에서 해임된 코미전 국장은 최근 인스타그램에 조개껍데기들이 '86 47'이라는 모양으로 놓인 사진을 올리고 "해변 산책로에서 본 멋진 조개 배치"라는 글을 남긴 것이 논란을 불렀다.
미국에서 숫자 '86'은 속어로 쓰일 때 '내쫓다', '제거하다'는 의미로 통용되는데, 일부에서는 그것을 '죽이다'라는 의미를 담아 쓰기도 한다는 점에서 코미가 올린 사진은 '47대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를 죽이자'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미 전 국장은 이 게시물이 논란을 일으키자 삭제한 후 "나는 그것이 정치적 메시지라고 여겼다. 나는 어떤 사람들이 이 숫자들을 폭력과 연관시킨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 나는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지만 일체의 폭력에 반대하기 때문에 게시물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자리에서 쫓아내거나 그에게 반대하는 데 대한 지지의 뜻을 담아 사진을 올린 것일 뿐이며, '86'이라는 숫자가 살인의 의미로도 사용된다는 것은 몰랐다는 취지였다.
그는 이날 오후 워싱턴DC에 있는 비밀경호국(SS)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비밀경호국은 실제 트럼프 대통령을 위협할 의도가 있었는지를 포함해 게시물을 올린 목적 등을 물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되는 발언에 대한 수사의 표준 절차로, 기소가 고려 중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비밀경호국을 관할하는 국토안보부 크리스티 놈 장관은 X에 코미 전 국장의 심문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계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변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캐시 파텔 현 FBI 국장도 이 문제에 대한 1차 수사권을 가진 비밀경호국과 비밀경호국 국장에게 "모든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민간 이메일 계정 공무상 사용에 따른 기밀 정보의 부적절한 취급 의혹을 수사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FBI가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2016년 트럼프 대통령 선거운동본부 관계자들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주장을 수사한 것이 트럼프의 분노를 샀고, 결국 트럼프 1기 첫해인 2017년 법정 임기를 남긴 상황에서 해임됐다.
이후 코미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겪은 일들을 소개하면서 트럼프를 비판하는 주장을 저서와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제기했다.
이로 인해 그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공적'으로 통했는데, 논쟁적인 이번 SNS 게시물로 인해 자신에 대한 공세의 빌미를 자초한 격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