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익산·군산 등 전북 유세
▶ “김은 가짜 보수 정당서 쫓겨나”
▶ 김 “이 대통령 되는데 도울 것”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정적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보수 표심을 끌어들이며 외연을 더 넓게 확장하고 있다. 이 후보는 16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을 만나 “진짜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경쟁하는 정상적인 정치체제를 만들자”고 외쳤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총리설에 “이긴 다음에 고민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 두기도 했다. 이날 이 후보는 진보 진영 의제로 꼽히는 성평등 공약과 지역 균형 발전 공약도 발표했다.
이날 이 후보 유세의 하이라이트는 ‘통합’이었다. 이 후보는 전북 익산역 동부광장 유세 막바지에 “가짜 보수 정당 안에서 진짜 보수 활동을 해 보려다가 사실상 쫓겨난 김상욱 의원을 소개한다”고 했다. 그러자 기다리던 김 의원이 유세차 위로 올라와 이 후보와 악수하고 포옹했다.
김 의원은 “진보·보수 진영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일을 하지 않는다”라며 “그런 사람들은 진영에서 보호받으려 해 국민을 주인이 아닌 도구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질서·원칙·법치를 지키고 공정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실천하실 분”이라며 “참된 보수주의자이자 참된 진보주의자”라고 추켜세웠다.
김 의원이 “이 후보가 대통령 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자, 이 후보는 “민주당에 오셔서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잘 주장하고 실현해 달라”고 화답했다. 앞서 김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다 친윤석열계 의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고,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교제 폭력(데이트 폭력)과 디지털 성범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여성 공약도 발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여성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남녀) 차별은 줄이고 불공정은 바로잡겠다”고 했다. 다만 ‘친여성’ 정책으로 꼽히는 비동의 강간죄 도입, 낙태죄 대체 입법 등은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후보는 기자들에게 “여성들이 상당히 많은 영역에서 차별을 받고 있어 끊임없는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지나치게 남녀를 구분해 갈등 상황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남녀 갈등 프레임에 빠지는 상황을 피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되지만,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이탈’을 의식해 성평등 의제에 소극적이라는 시선도 있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복안도 내놨다. 기업들을 지방에 유치하기 위해 수도권과 지방의 전기요금에 차이를 두는 방안이다. 그는 전북 익산 유세에서 “전기 송전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데 생산 지역과 소비 지역 가격이 똑같다”며 “전북·전남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지역에) 싸게 공급하고, 세제 혜택도 대규모로 주고 규제도 대폭 완화하면 오지 말라고 해도 기업들이 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최초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 추모비를 찾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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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