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급등하며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대부분의 상호관세를 유예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경기침체 우려를 덜게 되면서 매수세가 강하게 집중됐다.
1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60.72포인트(2.81%) 뛴 42,410.1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4.28포인트(3.26%) 뛴 5,844.19, 나스닥종합지수는 779.43포인트(4.35%) 급등한 18,708.34에 장을 마쳤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고위급 회담을 통해 90일간 상호 부과한 고율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중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를 125%에서 10%로 일시적으로 낮추게 된다. 양국은 우선 관세를 낮춘 뒤 향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러한 소식에 미·중 무역관계가 정상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기대로 매수세가 폭발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개장 전부터 3% 이상 올랐고 마감 무렵까지 강세가 유지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마도 이번 주 후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이 한층 탄력을 받기도 했다.
KKM파이낸셜의 제프 킬버그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진전 속도에 놀랐기 때문에 시장이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관세 유예 합의는 일시적일 뿐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 부흐빈더 수석 주식 전략가는 "아무도 대중 관세율이 이처럼 낮을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는 무역협상이 아니라 긴장 완화일 뿐이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일시적 중단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요 인사들도 미·중 관세 협상 결과를 반겼으나 경계심은 유지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관련한 조치는 이전에 예상되던 경로보다는 분명 스태그플레이션 측면에서 충격이 덜하다면서도 "과거보다 3~5배는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공동 성명은 이번 조치가 영구적인 것이 아니고 조만간 다시 검토될 것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발표의 일부는 주요 결정을 미래로 미룬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무역정책은 진화하고 있고 오늘 아침만 보더라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며 "관세가 현재 발표된 수준에 가깝게 유지되더라도 상당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튀어 올랐다. 임의소비재는 5.66% 폭등하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고 기술도 4.66% 뛰었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모두 강세였다. 중국과의 긴장 완화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아마존은 8% 급등했고 메타플랫폼스도 7.92% 뛰었다.
애플은 6.31%, 테슬라는 6.75% 뛰며 기대감을 반영했다. 애플은 이날 강세로 시가총액 3조달러, 테슬라는 시총 1조달러 클럽에 재진입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 폭등했다. 구성 종목이 모두 강세를 보인 가운데 TSMC와 브로드컴, ASML, AMD는 6%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소매업체 베스트바이와 가구업체 RH는 관세 인하로 사업이 본궤도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크게 올랐다. RH의 상승률은 16%를 넘었다.
카지노 운영업체인 라스베이거스 샌즈도 6%, 윈리조트는 8% 이상 상승했다. 두 회사 모두 마카오에서 대형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어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NRG에너지는 에너지 인프라 기업 LS파워 에쿼티 어드바이저스로부터 천연가스 발전시설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뒤 주가가 26% 넘게 급등 중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88.6%로 반영됐다. 미·중 무역협상 결과로 연준의 금리인하 재기 시점이 더 늦춰질 것이라는 베팅이 늘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51포인트(16.03%) 하락한 18.39로 마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