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티 측 “호데이다항 민간 시설에 6차례 공격, 21명 다쳐”
▶ 이스라엘 “항구와 시멘트 공장 표적…자제는 끝났다”

지난 4월 미군 공격으로 불타는 예멘의 석유 관련 시설[로이터]
이스라엘이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미사일로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타격한 지 하루 만인 5일(현지시간)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후티 계열 알마시라TV는 이날 오후 8시께 후티가 장악한 예멘 서부 해안도시 호데이다의 항구가 6차례 공격당해 2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알마시라TV는 "시온주의자(이스라엘)와 미국은 호데이다항의 민간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이는 모든 국제법과 규범을 위반하는 노골적인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미사일 공격에 큰 피해를 입은 시온주의자 적이 이번 공격을 통해 구겨진 이미지를 회복하려고 애쓰지만 소용 없다"며 "벤구리온 공항을 보호하지 못한 실패를 뒤집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후티가 이란산 무기를 운송하는 데에 쓰이는 호데이다항 시설과 인근 바질 지역의 시멘트 공장을 전투기로 공습했다고 확인했다. 특히 후티가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시멘트로 땅굴을 파고 테러 시설을 짓는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후티가 지대지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이스라엘 영토와 민간인을 향해 발사하며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데 대응한 것"이라며 이번 공습이 보복 차원임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에 전투기 20대가 동원됐으며 포탄 50발이 투하됐다고 덧붙였다. 또 예멘으로 출격하는 공군 전투기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이번 공격은 마지막이 아니며 '자제의 시간'은 끝났다"고 경고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후티를 직접 타격한 것은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6번째이며, 올해 1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3월부터 후티에 대한 강도 높은 공습에 나선 이후로는 공격을 자제해왔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정부 고위 인사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조율하에, 예멘에서 공격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도 "이스라엘과 미국의 합동 반격"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한 이스라엘 관리는 이 매체에 "공습이 미국과 협력 속에 이뤄졌지만 합동 작전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국방부 소식통은 이날 공습에 미군이 참여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고 아랍 매체 알아라비야가 보도했다. 중동 내 미군을 총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와 관련해 공식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전날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후티가 쏜 미사일이 떨어져 6명이 다치자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곧장 "7배로 앙갚음당할 것"이라고 보복을 다짐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후티 미사일을 격추하지 못한 첫 사례로, 다수 국제 항공사가 텔아비브를 오가는 여객기 운항을 중단하는 등 파장이 일었다.
후티는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와 함께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른바 '저항의 축' 무장세력 일원이다.
후티는 2014년 내전을 일으켜 사나 등지를 장악한 뒤 2022년 유엔 중재로 휴전했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에는 이스라엘과 싸우는 하마스를 지원한다며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을 공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