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자와 료세이 “’윈윈’ 생각하며 한 걸음, 두 걸음 전진”
▶ 日, 농산물 수입 확대·車안전기준 간소화 검토…美반응 보며 제안수위 조절할듯
한미 관세 협상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미일 관세 협상이 내달 1일께 워싱턴DC에서 다시 개최된다.
양국 협상단은 지난 16일 워싱턴DC에서 처음 만나 각각 요구 사항을 언급하며 탐색전을 벌였다.
양측은 2주 만에 여는 이번 2차 회담에서 협상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추리는 등 논의를 본격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우려했던 주일미군 주둔 경비 등 방위비, 엔화 약세 문제는 미국 측이 사실상 관세와 별도로 협의할 것을 시사한 터라 양국 협상단은 교역에 관한 협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이 농산물·자동차 무역 등에서 '비관세 장벽' 등을 개선하지 않아 자국 제품이 팔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해 왔고, 일본은 미국이 부과한 자동차·철강·상호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거듭해서 요청했다.
일본 측 관세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이날 오전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어떻게 '윈윈' 관계를 구축해 합의할 수 있을 것인가를 항상 생각하며 한 걸음, 두 걸음이라도 전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회담 시간에 대해서는 "(내달) 1일에 협의하기로 했지만, 상세한 내용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현지시간 내달 1일이라고 전했다.
NHK는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이 애초 일본에 내달 2일 귀국할 계획이었지만 출장일정이 하루 연장돼 3일 돌아올 예정이라며 협상은 일본 시간 내달 2일 이뤄지는 방향으로 잡혔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일본과 관세 협상이 이른 시일 내에 타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연이어서 하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지만, 일본은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 "일본과 (관세)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밝혔고,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29일 일본이 7월 20일로 예상되는 참의원(상원) 선거 전에 관세 문제를 합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언급 등에 대해 '근거를 모르겠다'라거나 '국민에게 관세 효과를 호소하려는 것 아닌가'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NHK가 전했다.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일본 측은 미국에 제시할 이른바 '교섭 카드'로 농산물 수입 증대, 안전기준 심사를 대폭 간소화해 들여오는 수입 자동차 물량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농산물의 경우 미국산 대두(콩)와 옥수수 수입 확대는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이고, 쌀은 무관세로 들여오는 물량 중에 미국산을 별도로 7만t 정도 설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다만 쌀은 일본이 교역 협상에서 그동안 '성역'으로 간주해 왔고, 집권 자민당 지지 기반으로 알려진 농민들이 미국산 쌀 수입 확대에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카드로 활용될지 여부는 다소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동차 교역에서는 '수입 자동차 특별취급 제도'(PHP)를 활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 제도는 수입량이 5천 대 이하인 차종에 적용되는데, 기준을 1만 대 정도로 올려 미국 자동차 수입 증가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할 때 보통 몇 개월씩 걸리는 형식인증 취득 과정을 간소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 쇄빙선을 포함한 선박 건조 기술 협력,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 참여 등도 일본이 꺼낼 수 있는 교섭 카드로 거론된다.
교도통신은 일본이 미국 대응을 지켜보면서 제시할 내용의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국과 교섭에서 (협상의) 우선 사항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 경제 부처 관계자도 "이번 미국 방문에서 구체적인 카드를 내놓게 될지가 아직은 예측되지 않는다"고 닛케이에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