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이란, 오만서 3차 핵협상 종료… “내달 3일 4차 협상”

2025-04-26 (토) 10:07:19
크게 작게

▶ 기술 회의도 동시에 열려…이란 외무 “저번보다 훨씬 심각, 여전히 이견”

미국·이란, 오만서 3차 핵협상 종료… “내달 3일 4차 협상”

25일(현지시간) 미국과 핵 협상 위해 오만에 도착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오른쪽). [로이터]

미국과 이란이 26일(현지시간) 오만에서 기술 전문가가 참여하는 3차 핵 협상을 마친 뒤 내달 3일 4차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AP,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 방송은 이날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열린 이란과 미국 간의 세 번째 간접 회담이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오만 중재로 지난 12일과 19일 두 차례 열린 이란과 미국 간 고위급 핵 협상의 후속이다.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이끌었다.

약 6시간에 걸친 협상 후 아락치 장관은 국영 방송에 "주요 문제와 세부 사항 모두에 이견이 있었다"며 "차기 회의 전에 이견을 줄이는 방안에 대한 추가 분석을 각국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상은 이전 협상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재국인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핵심 원칙과 목표, 기술적 우려가 모두 다뤄졌다"며 "5월 3일로 잠정 예정된 차기 고위급 회의에서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양측 전문가들이 참석한 기술 회의도 함께 열렸다.

전문가 기술 회의에는 미국 측에서 마이클 안톤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 이란 측에서는 카젬 가리 바바디 외무차관과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외무차관이 참석했다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이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오만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은 부당한 제재를 끝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으며 핵 프로그램의 평화적 성격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자국 방송 인터뷰에서는 협상 내용과 관련해 "방위 능력과 미사일은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미국과의 협상에서 거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을 앞두고 아락치 장관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이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 공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도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합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이란과 핵 협상을 위해 이란 대통령이나 최고지도자를 만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핵무기 생산 저지를 목표로 하는 핵 협상 합의를 요구하면서 합의가 불발될 시 이란이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군사적 압박을 가해 왔다.

이란 정부는 핵무기 개발 시도 의혹을 부인하며 이란에 대한 미국의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핵 활동을 일부 제한하는 내용의 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지만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포기하는 것은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한편 이날 협상이 진행 중인 와중에 이란 남부 도시 반다르 압바스의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700명 이상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