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젤렌스키, 백악관 충돌 두달만에 독대…美, 러 제재경고

2025-04-26 (토) 08: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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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렌스키 “역사 될 만한 상징적 회동” 만족감…대러 휴전압박 요청 관측

▶ ‘우크라 우군’ 영·프 정상도 지원사격…러·우, 쿠르스크 탈환 공방도

트럼프·젤렌스키, 백악관 충돌 두달만에 독대…美, 러 제재경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26일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회동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충돌' 두 달 만에 독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동에 만족감과 기대감을 표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듯 러시아의 최근 공습을 비판하며 금융제재를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좋은 회동이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일대일로 논의했다"며 "논의된 모든 것에 대한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하며 무조건적인 휴전, 신뢰할 수 있으며 항구적 평화를 언급하며 "만약 공통된 성과를 거둔다면 역사적인 만남이 될 수 있는 아주 상징적인 회동"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감사 인사도 전했다.

구체적인 회동의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러시아의 잇단 공습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협상 타결을 위한 러시아 압박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푸틴은 지난 며칠간 (우크라이나의) 민간 지역과 도시, 마을에 미사일을 쏠 이유가 없었다"며 "아마도 그는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이어 "'은행'(은행 관련 제재) 또는 '2차 제재?'를 통해(푸틴 대통령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며 "너무나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비판했다.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는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3자에 대해 미국과의 교역과 금융거래 등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제재를 의미한다.

백악관도 이날 회동과 관련해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면은 2월 말 양 정상의 '백악관 충돌'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당시 백악관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3차 세계대전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얼굴을 붉히며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 50분가량 생중계됐다.

이번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종전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로마 도착 직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거명하며 "그들은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 이제 양측은 최고위 수준에서 만나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은 최근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는 물론 러시아가 2022년 침공한 이후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사실상 인정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종전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현재까지는 "평화로 위장된 동결된 전쟁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이라면서 반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장례 미사를 계기로 유럽연합(EU),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정상들과도 별도 양자 회담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동 뒤 "우크라이나는 무조건적인 휴전을 할 준비가 돼 있다. 그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 유럽과 함께 협력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제는 푸틴 대통령이 정말로 평화를 원하는지 증명할 때"라고 압박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트럼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 등 네 명의 정상이 함께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탈환'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됐던 남서부 접경지 쿠르스크주를 탈환했다고 선언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사실이 아니며 자국군이 쿠르스크주에서 여전히 전투하고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러시아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에게 우크라이나와 전제조건 없이 평화 회담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하루 늦게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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