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의 ‘파월 사임’ 압박도 영향 미친 듯
▶ 엔/달러 환율은 140엔대…작년 9월 이후 최저
▶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독일 국채 가격도 강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21일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새로 썼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이날 한국시간 오후 3시 45분 기준 전장 대비 2.27% 오른 온스당 3,404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3,400달러선을 넘어섰다.
금 현물 가격도 이날 장중 3,393.3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한국시간 오후 3시 58분 기준 전장 대비 1.96% 오른 3,391.9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올해 들어 29% 넘게 올랐고, 최근 10거래일간 저점 대비 14% 넘게 오른 상태다.
미국의 관세정책 및 그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달러화 약세 및 미 국채 등 달러 표시 자산 매도 움직임,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집, 금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등이 금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금 ETF 보유 규모는 2022년 이후 최장인 12주 연속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반에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를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 애널리스트는 향후 주시해야 할 가격대로 3,500달러선을 꼽으면서도 곧장 그 가격대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시장 흐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사임을 압박한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하면서 "내가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은 그 문제(해임 가능성)에 대해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OCBC 은행의 외환 전략가 크리스토퍼 웡은 파월 의장 해임은 중앙은행 독립성 원칙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시장이 불안해하는 방향으로 미국 통화정책을 정치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화 약세 속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미국 자산에서 빠져나온 글로벌 자금의 이동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오후 3시 48분 기준 전장 대비 0.881 내린 98.349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98.166로 2022년 3월 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인 140.62엔을 기록했고, 한국시간 오후 3시 58분 기준 전장 대비 1.39엔 내린 140.79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증권사별 연말 엔/달러 환율 전망치는 미즈호증권이 133엔, 노무라증권이 137.5엔 수준이다.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보면 이달 15일 기준 자산운용사와 레버리지 펀드 등 투기적 시장참여자들의 엔화 순매수 포지션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만기 10년 이상인 일본 장기 국채에도 지난달 기록적인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으며, 글로벌 펀드의 지난달 순 매입 규모는 2조1천800엔(약 22조원)에 이르렀다. 이밖에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 독일 국채 가격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을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01% 오른 87,502.51달러에 움직이고 있다. 이는 이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1.30%)와 대만 자취안 지수(-1.49%)는 내린 반면 코스피(+0.2%)는 보합이었다.
한국시간 오후 3시 43분 기준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0.44%)와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35%)는 상승 중이고, 홍콩 증시는 부활절로 휴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