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학이 학생에게 먼저 입학 제안… 직접 입학 프로그램

2025-04-21 (월) 12:00:00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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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먼·앱니치’등 통해 참여
▶ ‘성적·거주지’등 조건 충족

▶ ‘지원 준비·학생 선별’ 부담↓
▶ 경쟁률 높은 대학 참여 낮아

대학 입시 준비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학생과 부모 모두가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학생의 경우 학교 성적 관리와 별도로 지원하는 대학별 에세이를 작성하는데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낀다. 대학 입시와 관련,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학생과 부모뿐만이 아니다.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고 정원을 채워야 하는 대학 측도 지원자 선별 과정에서 많은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같은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최근 ‘직접 입학’(Direct Admissions)이라는 새로운 지원 방식을 도입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직접 입학이란?

직접 입학 방식은 학생이 공식적으로 지원서를 제출하기 전, 일정한 학업 성적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대학이 먼저 합격을 제안하는 새로운 대학 지원 방식이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주립대학교 델론트 르플로어 부총장 겸 입학처장은 “일부 학생에게 ‘나는 대학에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제도”라며 “대학 지원에 대한 과도한 긴장감이나 압도감 때문에 지원을 포기하는 학생들에게 대학 지원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라고 직접 입학 제도의 장점을 설명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직접 입학 제도를 도입하는 대학이 늘고 있는데, 교육 전문가들은 그 이유 중 하나로 이른바 ‘등록 절벽(Enrollment Cliff)’에 대한 우려를 꼽는다. 대학 지원 연령인 18세 학생 수가 갈수록 줄고 있고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 수도 감소하는 추세다. 또, 대학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변화하는 추세로 점점 더 많은 학생이 성공적인 인생을 위해 대학 진학 아닌 대안을 찾고 있다. 대학 입시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대학이 새로운 방식을 경쟁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직접 입학 제도다.

■운영 방식

직접 입학 프로그램은 대학교, 관할 주 정부 교육 정책 등에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대학지원 공용 플랫폼인 ‘커먼앱’(Common App)은 2021년 직접 입학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는데, 프로그램은 참여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최소 GPA(학점 평균)와 거주지 주 등의 자격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커먼앱이 시행 중인 직접 입학 프로그램은 주로 가족 중 대학에 처음 입학하는 ‘1세대 대학생’ 및 저소득층, 중간 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커먼앱을 통해 지원 학생이 제출한 정보 중 학점과 거주지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학생들이 분류되고, 직접 입학 프로그램 참여 대학 입학처장 명의의 ‘입학 의향 제안서’(Offer of Intent)가 이메일로 해당 학생에게 발송된다. 이 제안을 수락하려는 학생은 별도의 지원서를 제출하고, 대학측 지원서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뒤 최종 입학을 결정하게 된다. 커먼앱은 2021년 직접 입학 프로그램 시범 운영을 거쳐 2023년 11월부터 정식 프로그램으로 시행 중이며, 40만 명이 넘는 1세대 학생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대학 입학 기회가 제공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여 대학

지난 1년 동안 커먼앱 직접 입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미국 내 대학 수는 70개에서 117개로 늘었다. 이중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대학교’(University of Alaska Fairbanks), 플로리다의 ‘스텟슨 대학교’(Stetson University), ‘버몬트 주립대학교’(Vermont State University) 등이 포함되어 있다. 가주에서는 ‘멘로’(Menlo College), ‘LA 마운트 세인트 매리스’(Mount Saint Mary’s University Los Angeles), ‘가주 세인트 매리스’(Saint Mary’s College of California), ‘퍼시픽’(University of the Pacific), ‘위티어’(Whittier College) 등의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직접 입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전체 대학 목록은 커먼앱 해당 웹사이트에 확인할 수 있다. 웹사이트: www.commonapp.org/directadmissions

교육 순위 플랫폼인 ‘니치’(Niche)도 직접 입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니치를 통해 직접 입학을 제공하는 대학도 100개 이상이다. 니치를 통해 직접 입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으로는 ‘미주리 주립대학교’(Missouri State University), ‘와이오밍 대학교’(University of Wyoming), 웨스트버지니아의 ‘마셜 대학교’(Marshall University), ‘네바다 주립대, 리노’(University of Nevada, Reno), ‘뉴햄프셔 대학교’(University of New Hampshire), ‘아델파이 대학교’(Adelphi University) 등이 있다. 니치 해당 웹사이트를 통해 직접 입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웹사이트: www.niche.com/colleges/search/direct-admissions

최근 직접 입학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대학이 늘고 있지만, 입학 경쟁률이 높은 명문 대학 중에는 아직까지 이 방식을 도입하는 대학이 드물다. 일반 지원 방식에 지원자가 많이 몰리는 명문대의 경우 지원자의 재정 정보 등 추가 정보를 요구하는 대학이 많기 때문이라고 대학 입시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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