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민 ‘단전·단수 지시’ 혐의 관련 대통령집무실 CCTV도 대상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위해 16일(한국시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민원실 출입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대통령직에서 파면돼 형사상 불소추특권이 사라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윤 전 대통령과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한남동 공관촌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관들은 오전 10시 13분께 대통령실과 공관촌 출입구에서 경호원들에게 영장을 제시하고 압수수색을 시도 중이다.
다만, 대통령실의 경우 경호처가 집행을 허가하지 않으며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경호처는 "현재 시점에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등은 지난 1월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특별수사단의 1차 체포 시도를 저지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차장은 비화폰(보안폰) 서버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도 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은 대통령실 내 경호처 비화폰 서버, 경호처 사무실, 경호처장 공관 등이다.
경찰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이후 비화폰만을 사용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에 따라 경찰의 체포 시도를 부적법하게 막으라는 지시 역시 비화폰으로 내린 것으로 보고 서버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호처 사무실과 경호처장 공관 등에서는 비화폰 불출 내역이나 체포 저지 관련 문건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에 대한 강제수사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그간 핵심 물증인 경호처 내 비화폰 서버를 확보하려 5차례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김 차장이 허용하지 않아 번번이 실패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이 사라진 데 더해 전날 김 차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수사 동력이 되살아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 조사가 원칙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혐의와 관련해 대통령집무실의 폐쇄회로(CC)TV도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주요 언론사 사옥의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계엄 선포 전후로 이 전 장관이 대통령집무실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에 관한 지시를 받은 게 아닌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처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별도의 쪽지나 메모를 받았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대통령 삼청동 안전가옥(안가) 내 CCTV와 이 전 장관이 사용한 비화폰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영장도 최근 3차례 신청했으나 검찰이 모두 반려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전 장관이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이완규 법제처장과 계엄 이튿날 안가 회동을 한 것 외에도 안가에 출입한 사실이 있는지, 당시 회동에 다른 참석자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 전 장관이 12월 4일 외에는 안가에 출입했다고 볼 정황이 없고, 계엄 선포 이전부터 윤 전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비화폰으로 통화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다'는 이유로 영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경찰이 필요한 부분은 청구를 해서 발부받았고, 기각된 부분은 현 단계에서 압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서 보완하라는 취지로 기각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