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단체 행사 연설… “출범 100일도 안됐는데 엄청난 파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15일 시카고에서 열린 장애인 단체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장애인 단체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100일도 안되는 기간에 엄청난 피해와 파괴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은퇴자와 산재피해자, 저소득 가구 등 7천300만 명에게 연금과 사회보장혜택을 제공하는 사회보장국(SSA)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SSA에 도끼를 내리쳤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회보장제도는 국가의 신성한 약속"이라며 "사회보장이 국민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SSA가 지급하는 사회보장급여는 매년 1조4천억 달러(약 1천998조 원)에 달한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는 예산감축의 주요대상 중 하나로 미국의 사회보장제도를 꼽았다.
머스크는 정부 내 낭비와 남용을 파악한다는 명목으로 DOGE 직원을 SSA에 배치했다.
최소 7천 명의 SSA 인력을 감축하고, 일부 사무소를 폐쇄하겠다는 것이 DOGE의 방침이다.
그러나 광범위한 사기 행위가 있었다는 주장과 달리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부적절한 사회보장 지급액은 전체의 1%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머스크는 사회보장제도를 다단계금융사기인 '폰지사기'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날 바이든 전 대통령은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건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혜택을 받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나선데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관세 정책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역풍을 맞는 상황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의 등장은 여론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령논란으로 재선 도전을 포기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퇴임 당시 지지율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대통령 중 최저수준인 38%에 불과했다.
다만 역사학자 티머시 내프탤리는 "바이든이 조용히 사라지기를 바라는 민주당원들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면서도 "바이든이 사회보장에 대해 발언한 것은 그의 나이 때문에 오히려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