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울정 ‘관리부실’… 기부자 동판 파손 3주째 방치

2025-04-14 (월) 12:00:00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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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24일 발견 후 아직도 바닥에 나뒹굴어

▶ “소유기관 한인상의는 뭐하나” 비판 쇄도
▶ 상의 “현 회장단 임기내 보수 마무리할 것”

다울정 ‘관리부실’… 기부자 동판 파손 3주째 방치

LA 한인타운 상징물 ‘다울정’ 시설 내 기부자 동판이 떨어져 박살난 채 3주 째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박상혁 기자]

LA 한인타운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다울정’의 기부자 동판이 파손돼 3주 가까이 바닥에 떨어진 채 방치되고 있어 이 시설의 책임기관인 LA 한인상공회의소(이하 한인상의)의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인 주민들과 방문객들은 입을 모아 “나머지 동판도 언제 떨어질지 몰라 불안하다”며 “시설 전반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가 된 동판은 다울정 입구에서 올림픽가 방향으로 들어가면 가장 안쪽에 위치한 기부자 명단 4개 동판 중 왼쪽에서 세 번째 칸이다. 이 동판에 파손된 것이 발견된 시점은 지난 3월24일 아침으로, 다울정을 자주 찾는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이사장 신영신·이하 시니어센터) 이용자가 이를 보고 한인상의 측에 즉각 알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3주가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인상의가 다울정 관리에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장을 본 방문객들은 “동판이 떨어져 나간 것을 보니 터마이트가 나무를 갉아먹어 나머지 동판도 안전한지 의문”이라며 “기부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상징물이 바닥에 나뒹구는 모습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동판은 전체 면적의 약 90%가 접착제로 고정돼 있고 나머지는 나무로 지지돼 있는데, 현재 나무 부분은 부식이 많이 진행된 상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거운 동판을 이런 방식으로 부착했을 경우 수명은 보통 12~15년 정도로, 다울정이 지난 2006년 준공된 점을 감안하면 약 20년 가까이 동판이 유지된 것만으로도 “운이 좋은 사례”라는 평가다.


다울정은 LA 한인타운에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여론에 따라 지난 2000년 LA 한인상의를 중심으로 다울정 건립위원회가 구성되면서 한인사회가 모금한 30만 달러에 LA시 지원금 35만 달러를 합해 2004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2006년 1월 제막식을 가졌다.

다울정을 소유하고 있는 한인상의 측은 관리부실 지적에 대해 현 회장단 임기 내 보수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인상의 측은 “상황을 인지한 뒤 바로 조치에 나섰다”며 복구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판 파손 사실은 최근 내부적으로 파악됐고, 이후 전문 업체와 접촉해 수리 견적을 받는 등 실질적인 복구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상의의 정동완 회장은 1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머지 동판들도 추가 손상이 우려돼 전체 교체 방안을 논의 중이며, 오는 15일 정기이사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해 놓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펀드 승인과 시공업체 선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복구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임기 내 보수를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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