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공무원·AI 연구원 모집”
▶ 위장 구인업체 내세워 광고
▶ 중 “전혀 모르는 기관” 부인
중국이 위장 구인업체를 앞세워 전직 연방 공무원 채용을 시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예산절감 공약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 인력 칼질’에 해고된 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포섭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비밀 기술회사가 최근 해고된 미국 공무원을 채용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방위재단의 신종 위협 분야 수석 분석가인 맥스 레서는 “전직 정부 직원과 인공지능(AI) 연구원을 표적 삼은 가짜 컨설팅·헤드헌팅 회사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위장 업체는 최소 4곳이다. 이들은 모두 동일 서버를 공유하거나 유사한 웹사이트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중국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스미아오 인텔리전스와도 연결돼 있다. 업체들의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는 답신이 없거나 허위였고, 웹사이트는 취재 도중 사라졌다. 중국 정부와 연계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해볼 만한 대목이다.
가령 ‘리버머지 스트래티지스’라는 회사는 자사 웹사이트에 ‘지정학적 리스크 컨설팅 회사’를 자처하며 채용 플랫폼인 링크드인을 통해 정부기관·국제기구·다국적 기업 관련 경력이 있는 인원을 모집했다. 이 회사는 사업자 주소를 싱가포르와 미국 내에 뒀지만 로이터 확인 결과, 실체는 없었다. 또 다른 회사 ‘웨이브맥스 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미국에서 ‘최근 해고된 정부 직원을 위한 채용 기회’라는 구인 광고를 올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정부 구조조정 차원에서 대대적인 공무원 감축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2달 만에 연방 공무원 약 7만5,000명이 명예퇴직했고, 2만5,000명이 해고됐다. 레서는 “(위장 업체) 활동은 최근 해고된 전직 연방 직원의 재정적 취약성을 악용한다”고 설명했다. 밥줄이 끊긴 전직 공무원들의 절박한 심리를 파고들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전면 부인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로이터에 “중국은 데이터 보안과 사생활 보호를 존중한다”며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기관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이 비슷한 수법으로 미국인을 포섭한 전례가 있다고 레서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