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력 행위 급증에 ‘비상’
▶ 머스크에 전국 반감 확산
▶ 법무부,‘강력 처벌’ 경고
▶ ‘구매 후회’ 스티커도 등장

경찰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라스베가스에서 방화로 전소된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최근 미국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정치활동을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테슬라 매장이나 차량을 대상으로 한 방화, 총격 등 다양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면서 제개발처(USAID) 해체 등 트럼프 정부의 대대적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 관련 시설에서 최소 12건의 폭력 행위가 있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정치 활동에 반대하는 테슬라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고 주가는 하락하고 있는 등 테슬라가 막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시애틀 다운타운 한 주차장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사이버트럭 4대가 피해를 입었다. 이 주차장은 테슬라 매장이나 구매자들에게 신차를 배송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보관해두는 장소여서 사이버트럭 외에도 전기차 50여대가 주차돼 있었다
테슬라에 대한 방화 등 범죄행위가 급증하면서 결국 연방 정부까지 수사 및 처벌에 나섰다. 연방 법무부는 20일 테슬라 및 테슬라 충전소에 화염병을 던져 방화하려고 한 혐의로 3명이 기소됐다고 밝혔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만약 여러분이 테슬라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테러의 흐름에 가담한다면 법무부는 여러분을 감옥에 넣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라”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3명 피고인 중 한 명은 오리건주에서 약 8개의 화염병을 테슬라 매장에 던진 뒤 체포됐다. 그는 당시 AR-15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콜로라도주에서 체포된 다른 피고인은 테슬라 차량에 화염병으로 불을 붙이려다가 체포됐다. 나머지 한 명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테슬라 충전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을 쓴 뒤 화염병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테슬라를 겨냥한 불매 운동은 물론 공격이 미국 내에서 계속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1일 백악관에서 사실상 테슬라 차량 판촉 행사를 진행했다. 나아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테슬라 주식 매수를 촉구하는 등 트럼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측 실세인 머스크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일부 테슬라 소유주들은 차량에 대한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테슬라 자동차 구매를 후회한다는 ‘반 머스크’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기 시작했다.
자신의 자동차에 ‘일론이 미쳐 있었다는 걸 알기 전에 이걸 샀다’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는 테슬라 자동차 소유주가 늘어나고 있다.
2021년 테슬라를 구매한 한 소유주는 “테슬라는 좋아하지만 머스크는 정말 싫다. 아내와 테슬라를 팔지 아니면 계속 쓸지 논의하고 있다”며 “머스크가 이럴 줄 알았다면 테슬라를 절대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미 전역에 있는 테슬라 매장 지도까지 등장했다고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도지 퀘스트’(Doge quest)라는 온라인 사이트는 테슬라 판매점은 물론, 충전소 등이 나타난 지도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머스크가 이끄는 DOGE 팀 구성원의 연락처도 나눠주고 있다. DOGE 팀 구성원에 항의 전화를 하고, 테슬라 전국 대리점을 공격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도지 퀘스트 지도는 최근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도 수사에 들어갔다.
머스크는 “테슬라 파괴를 장려하는 것은 극단적인 국내 테러리즘”이라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처벌 의사에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
<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