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만3,518개·11억달러
▶ 미·영 다음으로 많아
북한이 전 세계 비트코인(BTC) 보유국 3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조사가 나왔다.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보다 높은 순위다. 가상자산 기업을 해킹해 탈취한 자금 규모가 늘어나면서 보유량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가상자산 전문 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북한의 해킹 조직 라자루스는 총 1만3,518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약 11억3,000만달러에 달하는 수치다.
북한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전 세계에서 미국(19만8,109개)과 영국(6만1,245개)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또한 풍부한 수력자원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해온 부탄(1만635개), 지난 2021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한 엘살바도르(6,118개)보다도 보유량이 많다. 북한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증가한 이유는 최근 라자루스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가상자산을 대규모로 탈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라자루스는 지난달 21일 바이비트에서 14억달러 규모의 이더리움(ETH)을 해킹한 뒤 대부분을 비트코인으로 교환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사태다.
라자루스는 지난해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DMM 비트코인에서 3억달러, 지난 2022년에는 로닌 로닌 네트워크에서 6억달러가 넘는 가상자산을 해킹·탈취한 바 있다. 2019년 11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보관돼있던 이더리움 탈취 사건 등 모두 북한 연계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가상화폐 보안업체 엘립틱의 공동설립자 톰 로빈슨 박사는 북한의 암호화폐 세탁 기술이 최정상급이며, 북한 해커들은 하루에 몇시간만 쉬면서 종일 교대로 현금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라자루스 등을 동원해 최근 수년간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대한 해킹을 통해 가상화폐를 탈취해 현금으로 세탁한 뒤 핵무기 개발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