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서 정적 향해 “최고 수준의 수사 받을 수 있다” 주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조사했던 하원 특위의 전·현직 의원 등에 대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선제적인 사면 조치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슬리피(Sleepy·졸린) 조 바이든이 특위의 정치 깡패와 다른 모든 사람에게 준 사면은 자동서명(autopen)으로 됐기 때문에 더 이상 효력이 없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은 이를 (직접) 서명하지 않았다"라면서 "필요한 사면 관련 서류는 바이든에게 설명되거나 바이든에 의해 승인되지 않았으며 바이든은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와 무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2년 동안 마녀사냥을 벌이면서 확보한 모든 증거를 삭제하고 파괴한 특위의 사람들은 최고 수준의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전 대통령은 퇴임일인 1·6 사태의 진상조사를 위해 하원 조사특위에 참가했던 리즈 체니 등 전현직 의원을 사면했다.
이들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회에 난입해 폭력 사태를 일으킨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선거 운동 과정에서 체니 전 의원에 대해 "감옥에 가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이들을 사실상 내부의 적으로 규정하고 보복을 다짐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전 대통령은 보복 기소를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사면하는 조치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주장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사면에 들어간 서명이 손이 아니라 기계로 된 것이기 때문에 무효라는 의미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자동 서명 문제는 이른바 트럼프 정부의 국정과제를 정리한 '프로젝트 2025'를 만들었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측이 먼저 문제를 제기했다.
재단 측은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때 반(反)트럼프 어젠다와 관련된 중요한 문서에 바이든 당시 대통령의 이름이 자동서명 방식으로 입력됐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뉴욕포스트 등 보수언론은 고령 논란이 있었던 바이든 정부 때 일부 인사들이 대통령 몰래 자동서명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누가 사면을 승인했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다만 대통령의 사면 효과는 서명 여부와 무관하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전했다.
미국 법무부는 1929년 행정적 사면이 행사되거나 증거되는 방법에 대한 규정이 헌법이나 법령에 없다고 밝혔다.
또 연방 항소 법원도 지난해 사면이 반드시 서면으로 진행돼야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때인 2011년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대해서 처음으로 자동서명 기계를 사용해 서명하는 등 이전 정부부터 사용돼 왔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플로리다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바이든 당시 대통령이 자동서명 기계를 이용해 서명한 다른 것도 모두 무효냐'는 질문을 언론으로부터 받고 "그것은 내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면서 "그것은 법원에 달렸다. 그러나 바이든은 그런 일이 일어나는 줄 몰랐을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것이 무효라고 말하겠다"라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