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ICC 수감… “유죄 땐 최대 종신형”
2025-03-14 (금) 12:00:00
▶ 필리핀서 체포돼 헤이그 압송
▶ ‘발칸 도살자’ 갇혔던 시설 구금

[로이터]
‘마약과의 전쟁’ 명분으로 반인도적 살상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2016∼2022년 재임)이 12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수감됐다.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이륙한 두테르테 전 대통령 압송 항공편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이날 ICC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도착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헤이그 공항에 대기 중인 버스를 이용해 헤이그 외곽 네덜란드 교도소 내의 ICC 구금 센터로 이송됐다.
ICC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시장이던 2011년 11월1일부터 대통령 재임 때인 2019년 3월16일까지 ‘마약과의 전쟁’을 명목으로 대규모 살상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재임 중 마약 복용자나 판매자가 곧바로 투항하지 않으면 경찰이 총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해 용의자 약 6,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필리핀 정부는 집계한다. 인권단체는 실제 사망자가 3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해왔다.
‘먀악과의 전쟁’ 희생자의 어머니 에밀리 소리아노는 전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의 체포를 환영하면서 “내 아들에게는 적법한 절차가 없었다”라면서 “두테르테는 운이 좋다. 그에게는 적법 절차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좋은 침대에 누워 있을 것이다. 내 아들은 이미 묘지에서 썩고 있다”고 덧붙였다.
ICC는 2021년부터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한 정식 조사를 벌였으며, ICC 체포영장 발부에 따라 필리핀 당국 협조로 지난 11일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전격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