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암호화폐 투자사기 기승… 가주 검찰 경고

2025-03-12 (수)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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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곳 가짜 사이트 적발

▶ “초기 돈 불려주며 현혹”
▶ ‘돼지 도살’ 수법 주의를

잠재적 피해자들을 골라 초기에 돈을 불려주며 현혹하는 이른바 ‘돼지 도살’ 수법 등을 이용한 가짜 암호화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캘리포니아주 검찰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실은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투자 사기로 운영된 42개의 가짜 암호화폐 웹사이트를 적발해 폐쇄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들 웹사이트로 인해 피해자들이 총 650만 달러 이상을 잃었고, 피해자 1인당 평균 손실액은 14만6,306달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본타 검찰총장은 “사기범들은 점점 더 정교하고 계획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절대 온라인에서 만난 이에게 돈을 보내지 말 것을 당부하고, 특히 ‘돼지 도살(pig-butchering)‘이라고 불리는 투자사기 유형을 강조하며 그 특징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수법은 피해자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한 후 가해자들이 통제 가능한 허위 암호화폐 지갑 또는 웹사이트에 자산을 입금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대부분 초기에 돈을 불려주고 점차 투자 규모를 높이게 한 후 가로채기 때문에 마치 돼지를 살찌게 한 뒤 도살해 많은 고기를 얻는 모양에 비유해 ‘돼지 도살’로 불리게 됐다.

이와 관련 지난해에는 아시안 등을 대상으로 한 최소 7,3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암호화폐 투자 사기가 발생해 이와 관련 2명이 체포돼 연방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중국계인 이들 사기범들은 또 다른 공모자들과 함께 ‘돼지 도살’ 수법으로 얻은 수익금을 세탁하는 국제 신디케이트를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급 공모자들에게 미국내 수십개의 유령회사를 설립한 후 이를 기반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피해자들을 속여 이들 계좌로 돈을 송금하도록 했다.

본타 검찰총장실은 사기성 웹사이트를 판별하는 ‘10가지 경고 신호’를 안내했다. ▲불가능한 수익률 제공: 예를 들어 투자금이 수백 퍼센트 이상 증가한다고 홍보 ▲연락처(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없음 ▲이미지 도용(직원, 고객 사진 등) ▲콘텐츠 도용: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합법적 웹사이트의 콘텐츠 복사 ▲존재하지 않는 주소 또는 다른 기업의 주소 사용 ▲과도한 보너스 제공(투자 보상, 추천 보상 등) ▲불일치하는 전화번호 및 주소 ▲웹사이트 정기 업데이트 부족 ▲부자연스러운 문법과 번역 사용 ▲암호화폐 거래소 목록에 없음 등이다.

주 검찰은 피해자들에게 이러한 사기를 접할 경우 주 검찰 신고 사이트(oag.ca.gov/report)나 경찰 등의 기관에 신고를 권장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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