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멕시코서 갱단 화장터 추정지 발견… “버려진 신발 수백 켤레”

2025-03-11 (화) 10: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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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훈련·시신처리 진행한 듯”…美로부터 테러단체 지정된 CJNG 연관 가능성

멕시코 서부의 한 대규모 목장 안에서 갱단과 연계된 화장터로 추정되는 장소가 발견됐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법무부·안보부와 검찰에 따르면 지난주 할리스코주(州) 테우치틀란에 있는 이사기레 목장에서 시신 화장용 시설과 유골, 무덤, 탄피 등이 확인됐다.

1만㎡ 규모의 농장 한 편에 마련된 화장터 주변으로는 성인 키를 넘는 벽이 둘러쳐져 있으며, 벽 안쪽에는 가건물 형태의 크고 작은 시설물이 3∼4개 마련돼 있었다고 멕시코 검찰은 밝혔다.


바닥에 수백 켤레의 신발이 어지럽게 놓여 있는 사진도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유됐다.

할리스코 검찰청은 현지 실종자 찾기 단체의 '신뢰할 만한 제보'를 바탕으로 현장 수사를 거쳐 이 장소를 탐문했다고 현지 일간 레포르마는 보도했다.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멕시코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국제 마약밀매 갱단,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과 연관된 단체인 '게레로스 부스카도레스美 테러단체로'가 신입 단원을 훈련하며 시신을 처리한 장소로 보인다고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CJNG는 악명 높기로 소문난 멕시코의 시날로아 카르텔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범죄 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 조직원에 대한 살인을 일삼을뿐더러 공권력에 대해서도 잔혹한 공격을 서슴지 않으면서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 등 합성마약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멕시코 200년 헌정사 첫 여성 대통령을 선출한 지난해 6월 대선 직후 지역 여성 시장을 살해하는 데 관여한 조직이기도 하다.

2023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 논문('카르텔 신규 모집 감축이 멕시코 폭력 감소를 위한 유일한 방법')을 보면 미국과 멕시코 정부에서 주요 카르텔로 꼽는 CJNG는 멕시코 전체 갱단원 17.9%를 차지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산했다.


미 마약단속국(DEA)은 2023년 보고서에서 "CJNG는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샬럿, 시카고, 애틀랜타 등지에 마약 펜타닐 유통 센터를 두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8개 카르텔을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했는데, CJNG도 그중 하나다.

멕시코 정부는 비밀 화장터 추정지에 대한 전면 조사를 개시했다.

알레한드로 헤르츠 마네로 법무부 장관은 이날 멕시코 대통령 정례 아침 기자회견에서 참석해 "누가 그 지역을 보호하고 있는지, 재산 소유자와 사용자는 누구인지 등에 대해 매우 정확한 보고서를 받을 예정"이라며 "지역 검찰청에서 매우 짧은 기간 안에 수사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안보부 장관은 또 브리핑에서 셰인바움 정부 출범 후 약 5개월 동안 갱단원을 비롯한 1만4천517명의 중범죄자를 체포하고 펜타닐 100만 정 등 125.8t의 마약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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