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발 ‘R(경기침체)의 공포’… 증시 폭락 ‘블랙 먼데이’

2025-03-1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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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침체 우려’ 인정에 나스닥 4%↓ 2년반래 최대

▶ 테슬라 최고치서 ‘반토막’
▶ ‘M7’ 하룻새 7천억불 증발

트럼프발 ‘R(경기침체)의 공포’… 증시 폭락 ‘블랙 먼데이’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근심 어린 표정으로 시황을 살피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10일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급락, ‘검은 금요일’의 공포를 재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90.01포인트(-2.08%) 내린 41,911.71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5.64포인트(-2.70%) 떨어진 5,614.56에 마감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가장 큰 충격파를 맞아 전 거래일보다 무려 727.90포인트(-4.00%) 급락한 17,468.33를 기록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인플레이션 충격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2022년 9월13일(-5.16%)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나스닥 지수는 이날 오후 장중 한때 5%에 육박하는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S&P 500 지수는 지난달 기록했던 고점 대비 8.7% 하락해 조정 국면(전고점 대비 10% 하락) 구간에 근접했다.


이날 증시 폭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경기침체 가능성 관련 인터뷰에서 촉발됐다. 시장에서 제기되는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덤덤한 태도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에 우려를 안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은 채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큰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모틀리 풀 자산운용의 셸비 맥파딘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들의 정책 목표가 고통을 야기할 것이라고 태연한 표정으로 인정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베어드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 분석가는 “트럼프 행정부는 주가가 하락하는 것에 좀 더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경기침체도 감수할 용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보다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고수하면서 월가 대형은행들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확률을 속속 올리는 한편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날 증시 급락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대형 기술주(빅테크)가 주도했다. 테슬라가 이날 무려 15.43% 폭락하며 지난해 12월17일 기록했던 최고치(479.86달러)에서 54%나 하락한 수준인 222.15달러를 기록했다. 또 애플(-4.85%), 엔비디아(-5.07%), 메타(-4.42%), 마이크로소프트(-3.34%), 알파벳(-4.49%) 등 지난 2년간 강세장을 주도했던 ‘매그니피센트 7(M7)’ 종목의 낙폭이 커, 이날 M7의 시가총액이 하루 새 7,740억 달러 넘게 증발했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49포인트 오른 27.86으로 상승, 고용 충격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었던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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