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 팁 주는 방식 변화
▶ 줄이고 아예 안주기까지
▶ ‘팁 피로’ 현상도 심화
최근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소비자들의 팁 문화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미국인이 식사 후 남기는 팁을 줄이거나 아예 주지 않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매체 ‘렌딩 트리’가 18세에서 79세 사이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과반을 넘는 55%가 인플레이션이 팁을 주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전체 29%의 응답자는 외식 시 팁을 줄였다고 답했고 20%는 테이크아웃이나 배달 서비스 이용 시 팁을 전혀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팁을 더 많이 준다고 답합 소비자는 전체의 9%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 심해진 ‘팁플레이션’(팁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과 함께 팁을 부담으로 느끼는 ‘팁 피로’(Tipping Fatigue) 현상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팁을 부과하는 대표적인 업종인 요식 업계의 경우 코로나19발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음식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일부 식당들이 각종 수수료 명목을 음식 값에 포함시키고 크레딧카드를 이용할 경우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도 모자라 예전보다 더 높은 팁을 요구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팁 비율도 예전에는 15~18%를 요구했지만 요즘 식당들의 계산서에는 18%, 20%는 물론 심지어 22%, 25%까지 요구하고 있는 실상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에 따라 팁 부담이 없는 푸드코트를 방문하는 미국인도 늘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팁에 ‘인색’해졌고 이제는 테이크아웃일 경우에는 팁을 주지 않는 등 예전보다 더 ‘용감’해졌다고 말한다. 김씨는 “직원이 한 것은 음료수와 음식을 서브한 것이고 음식과 서비스도 평균인데도 무조건 18~20% 또는 그 이상 팁을 요구한다”며 “나도 먹기 살기 힘들기 때문에 팁 비율을 15%로 정해서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정모씨는 “커피 한잔 투고하는데도 계산대에서 버젓이 18~20% 팁을 요구하고 있다”며 “직원이 보고 있는 계산대에서 팁을 정해줘야 해서 예전에는 눈치를 봤지만 지금은 과감히 ‘노 팁’ 버튼을 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많은 한인 식당들이 세금 액수까지 더해 팁을 요구하는 것도 한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50대 자영업자 조모씨는 “6명이 갔는데 6명 이상부터 18% 수수료를 요구하고 여기에 추가로 팁을 요구한 것도 모자라 세금 액수까지 더해 팁을 요구해 기가 막혔다”며 “동행한 사람들의 지적으로 다행히 추가 팁은 주지 않았지만 만약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팁으로만 40%를 냈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팁은 식당이 제공하는 음식과 음료수 서비스에 대해 주는 것이지 세금과 수수료까지 더해 더 많은 팁 요구를 하는 것은 꼼수라고 지적한다.
특히 가주의 경우 요식업소 종업원들도 다른 업종과 똑같이 최저임금을 받는데도 팁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당초 미국에서 팁을 주는 관행은 요식업소 임금이 최저 임금보다 낮은 주들에서 시작된 것이 지만 가주 등 똑같은 최저임금을 받는데도 팁을 요구하는 가주 요식 업계에 대한 거부감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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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