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정부효율부 ‘550억불 절감’ 홍보에… “부풀려진 액수”

2025-02-23 (일) 09: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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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들 잇따라 검증 보도… “지불 끝난 계약도 취소사례 포함·오계산 등”

美정부효율부 ‘550억불 절감’ 홍보에… “부풀려진 액수”

공화당 행사서 전기톱 들고 흔드는 일론 머스크 [로이터]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정부효율부(DOGE)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비용 절감 노력으로 지금까지 550억달러를 아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상당히 부풀려진 액수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22일 최근 DOGE가 공무원 해고, 계약 취소, 임대계약 재협상 등의 방법으로 지금까지 550억달러 가량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으나 자체 분석 결과 이는 부풀려진 수치라고 전했다.

이 신문이 연방정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DOGE가 취소했다고 한 정부 계약의 상당수는 그전에 이미 지불이 완료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계약들은 이미 대금을 완납했기 때문에 취소해서 절감할 비용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잘못 계산된 계약 건수는 417건에 이른다.


계약액 800만달러를 80억달러로 잘못 파악해 생긴 오류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18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DOGE가 계약을 취소한 사례로 언급한 이민세관단속국(ICE) 발주한 다양성 정책(DEI) 관련 계약의 액면가는 800만달러였는데, DOGE는 이를 80억달러로 잘못 읽어 계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80개가 넘는 다른 사례가 이와 비슷한 오계산을 이유로 연방조달정보시스템(FPDS)에서 수정됐다고 전했다.

DOGE는 또 국토안보부(DHS) 직원들이 사용하는 뉴욕 맨해튼의 한 주차장 임대계약을 취소해 230만달러(33억원 상당)를 절감했다고 밝혔지만, 주차장 소유주는 DHS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이미 2026년 4월까지로 돼 있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계약 취소와 관련해 자신이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면서 내년 4월까지 법적으로 계약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DOGE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출범한 기구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억만장자 기업인 일론 머스크의 지휘 아래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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