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한 노년을 위한 식사법…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2025-02-19 (수) 12:00:00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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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행하는 건강 식단보단 올바른 식습관 형성 중요

▶ 단백질 섭취 충분히 해야

사람들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자주 궁금해한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거나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는 정보가 넘쳐나지만, 막상 어떤 음식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가공육, 밀가루 음식은 해롭다고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모든 음식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 반드시 건강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식품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식사량이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영양소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혼자 생활하는 경우 식사가 더욱 단조로워지고,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만 먹게 되면서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이 되기 쉽다. 이는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섭취 부족으로 이어지며, 염분 섭취량이 높아지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균형 잡힌 영양 공급을 위해서는 탄수화물, 단백질, 식이섬유, 칼슘,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음식의 조리 방법도 중요하다. 튀기거나 기름진 조리법보단 찌거나 삶는 방식을 선택하는 게 건강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건강한 식사를 위해 적절한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섭취 열량을 30% 줄이면 당뇨병, 심혈관 질환,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 그러나 소식(小食)을 실천할 때는 영양소 결핍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합성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 감소는 신체 활동 저하뿐만 아니라 당뇨병, 심혈관 질환, 암 발생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하루 체중 1㎏당 1~1.2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영양 부족 상태라면 1.2~1.5g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 단백질은 한 끼에 몰아서 먹기보단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눠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단백질 중에서도 근육 합성을 돕는 류신이란 필수아미노산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류신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대두, 검정콩과 같은 콩류뿐만 아니라 육류, 생선, 유제품 등이 있다. 따라서 식사 때마다 단백질을 충분히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며, 아침 식사를 너무 가볍게 해결하는 습관이 있다면 단백질 보충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식사만으로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하기 어렵다면 단백질 보충제나 영양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영양소 섭취뿐만 아니라 식사 환경도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습관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소화기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은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정서적인 안정감을 높여주고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혼자 식사하는 경우라도 간단한 식사일지나 영양 계획을 세우는 습관을 들이면 보다 균형 잡힌 식사를 실천할 수 있다.

결국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비법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식습관을 실천하는 것이다. 다양한 식품을 조화롭게 섭취하고,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하며, 소식을 실천하되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유행하는 건강 식단이나 특정 식품에 의존하기보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건강을 유지하는 길이다. 음식뿐만 아니라 식사 습관과 환경도 함께 고려해 몸과 마음이 균형 잡힌 건강한 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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