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작년 12월 국제수지 발표
▶ 12월 123억7,000만 달러 흑자, 역대 최대
▶ 반도체 등 수출 호조와 배당 소득 증가 영향
▶ 올해는 트럼프발 통상·무역 정책 큰 변수
지난해 12월 경상수지가 역대 12월 중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역시 990억 달러를 훌쩍 넘기며 역대 2위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4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23억7,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이로써 2023년 4월 이후 2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연간 기준 경상수지도 990억4,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2023년(328억2,000만 달러)의 세 배에 달하는 규모로, 지난해 11월 한은이 제시한 전망치인 900억 달러도 무난히 넘어섰다. 2015년(1,051억2,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12월 경상수지 흑자를 이끈 건 상품수지였다. 상품수지는 전월 98억8,000만 달러에서 104억3,000만 달러로 흑자 폭을 확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컴퓨터SSD 등 정보기술(IT)품목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한편, 승용차와 화공품 등의 수출 감소세는 둔화해 수출(633억 달러)이 전월(569억9,000만 달러)보다 11% 넘게 늘었다. 수입(528억7,000만 달러)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수출 확대 폭이 더 컸다.
본원소득수지도 흑자 규모를 키웠다. 해외 증권투자 배당소득이 늘어난 영향 등으로 전월 24억1,000만 달러에서 47억6,000만 달러로 흑자 폭이 커졌다. 다만 서비스수지는 겨울방학철 해외여행 성수기 등으로 인해 전월보다 적자 규모(21억1,000만 달러)가 소폭 늘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2월 한 달간 93억8,000달러 증가했다.
해를 넘긴 올해 경상수지 전망은 안갯속이다. 반도체 중심으로 견조한 수출 흐름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여러 통상·무역 정책을 발표하고 주요 교역 상대국도 대응책을 내는 상황이 큰 변수”라고 분석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충격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어떻게 소화해 나갈지도 관전 포인트로 짚었다. 반도체가 우리 수출 주력 품목인 만큼 전체 경상수지 흐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신 국장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이 밀어내기 수출을 많이 하면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대응 상황 등 여러 변수가 많아 불확실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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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