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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로 뇌혈관장벽 열었더니…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 줄어

2025-01-28 (화) 12:00:00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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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집적 초음파로 시행

▶ 망상·불안·초조 등 개선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한 뇌혈관장벽 개방술을 시행한 환자에게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 등 심리적인 증상도 호전돼 알츠하이머 극복에 도움이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예병석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장경원 교수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진은 2022년 6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알츠하이머병 환자 6명에게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한 뇌혈관장벽 개방술을 2개월 간격으로 3차례 실시했다. 뇌혈관장벽 개방술은 환자에게 조영제를 투입한 후 전두엽 뇌혈관장벽에 초음파를 쏴 뇌혈관장벽을 20㎤ 정도 여는 방법이다.

알츠하이머병 약물 치료의 걸림돌로 여겨진 뇌혈관장벽을 열어 관련 약물이 뇌에 더욱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뇌혈관장벽은 뇌와 혈관을 둘러싸고 있는 일종의 투과막으로,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병원균, 약물 등을 막아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약물을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제거하려는 시도가 계속돼 왔으나 뇌혈관장벽 등 여러 장애 요인으로 약물 전달에 한계가 있었다.


수술 결과, 수술을 받은 6명의 환자의 전두엽 뇌혈관장벽이 평균 43.1㎤ 일시적으로 개방된 것을 확인했다. 6명 중 4명의 환자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도 평균 14.9 센틸로이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틸로이드는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의 축적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환자의 행동과 심리 등 비인지적 증상 평가(CGA-NPI)에선 6명 중 5명의 망상·불안·짜증·초조함 등 신경정신적 증상 점수도 평균 6.3점에서 2.8점으로 하락했다.

장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등 난치성 신경계질환에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한 뇌혈관장벽 개방술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추가 임상 연구로 뇌혈관장벽 개방술이 치료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면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앞으로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3’ 보고서를 보면, 65세 이상 치매환자 수는 2040년 226만 명, 2050년 315만 명, 2060년 340만 명으로 증가한다. 전체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 조직인 해마가 손상되면서 앓게 되는 질환이다. 손상되기 시작한 뇌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 관련 조기 대응도 중요하게 꼽힌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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