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제조사 순위
▶ 현대차·기아·제네시스
▶ 지난해 171만대 판매
▶ 친환경 등 모델 다양화
▶ GM·도요타·포드가 ‘탑3’
2024년 인구 3억4,000만명의 미국 자동차 내수 시장을 놓고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지난해 4분기 미국 시장 판매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1위 자리를 수성하려는 선두업체와 상위권으로 진입하려는 후발 주자들 간의 샅바싸움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2024년에는 1위부터 4위까지 순위가 굳건하게 유지됐다. GM이 270만5,080대를 판매하며 1위를 수성했고, 도요타는 267만8,292대로 2위, 포드는 216만9,985대로 3위를 지켰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170만8,293대를 판매하면서 포드를 맹추격했다. <도표 참조>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기존 최다 판매기록이었던 2023년(165만2,821대)보다 5만대 넘게 차량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차·기아 합산 연간 미국 판매량이 170만대를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은 시기에 포드 추월도 가능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91만1,805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판매량이 4.8%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현대차·기아 실적은 레저용 차량(RV)과 친환경차 판매 호조가 견인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는 역대 최다인 11만55대가 팔렸다. 전기차 아이오닉5도 4만4,400대가 판매돼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기아는 79만6,488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1.8%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EV9와 스포티지, 카니발, K3·K4, EV6, 텔루라이드 6종이 역대 최다 판매량을 경신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규제 등에도 RV와 친환경차 판매에 힘입어 현지 시장에서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경우 전년 대비 8.4% 늘어난 7만5,003대를 팔았다. 제네시스는 경기침체 우려 등에도 불구하고 2022년부터 수십 년 전통의 닛산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를 미국 내 연간 판매량을 추월하면서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판매 기준으로 알파 로메오(8,865대), 마사레티(6,320대), 벤틀리(3,840대), 램보르기니(3,826대), 롤스로이스(1,765대), 맥라렌(1,270대) 등을 한참 앞질렀다.
다만 아직 BMW(37만1,346대), 렉서스(34만5,669대), 머세데즈-벤츠(32만4,528대), 아우디(19만6,576대), 캐딜락(16만204대), 애큐라(13만2,367대), 볼보(12만5,243대)와는 상당한 판매 격차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 순위 4위의 위치를 견고히 하고 선두업체를 위협하려면 모델 라인업을 더욱 다양화, 세분화하고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주요 세그먼트에서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려야한다고 지적한다.
이미 현대차는 경쟁사와 머리를 맞대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9월 12일 미국 1위 판매업체인 GM과 생산부터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거쳐 동맹 관계 구축을 천명했다. 두 회사는 승용·상용차, 내연기관차와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 기술 공동 개발·생산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완성차 개발과 생산, 미래 기술 개발과 원재료 조달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영역을 협력 대상으로 열어뒀다.
한편 현대차그룹에 이어 스탤란티스가 142만8,254대, 혼다가 142만3,857대로 각각 5위, 6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11위에 머물렀던 수바루는 단숨해 테슬라, 아우디 등을 제치며 순위가 8위로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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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