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연구팀 “라돈, 임신성 당뇨병에도 위험 요인…대책 필요”
토양, 암석, 물 등에 들어있는 라듐이 방사성 붕괴를 일으킬 때 나오는 라돈(Rn) 가스에 임신부가 노출되면 임신성 당뇨병(GD) 위험이 37%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어빙 메디컬 센터 카 카헤 교수팀은 11일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실내 라돈 측정치와 이에 노출된 임신부의 임신성 당뇨병 위험 간 관계 분석에서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라돈은 토양, 암석, 물에서 발견되는 라듐-226이 방사성 붕괴를 일으킬 때 만들어지는 기체다. 라돈 가스는 고체 라돈 붕괴 생성물(RDP)로 붕괴해 건물 균열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고 다양한 장기와 조직으로 흡입, 순환될 수 있다.
연구팀은 라돈 붕괴 생성물은 주변 미세먼지에 부착돼 방사성 입자를 형성할 수 있고 이런 라돈에 노출되면 폐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다른 잠재적 건강 위험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가 측정한 카운티별 실내 라돈 측정치를 이용해 2010년 10월~2013년 9월 8개 임상 센터에서 실시된 산전 임신부 모니터링 프로그램 참가자 9천107명을 대상으로 라돈 노출과 임신성 당뇨병 위험 연관성을 조사했다.
임신부들은 노출된 라돈 농도에 따라 1 피코큐리/L(pCi/L) 미만, 1~2pCi/L, 2pCi/L 등 3개 그룹으로 나뉘었다. 임신 전 당뇨병이 있거나 카운티별 라돈 측정치 또는 임신성 당뇨병 데이터가 없는 사람은 제외됐다.
참가자 9천107명 중 흡연 경험자는 3천782명(41.6%), 카운티 수준의 라돈 농도는 평균 1.6 pCi/L였으며, 임신성 당뇨병 진단을 받은 임신부는 382명(4.3%)이었다.
분석 결과 라돈 수치가 가장 높은 카운티(2pCi/L)에 거주하는 임신부는 임신성 당뇨병 발병 위험이 라돈 수치가 가장 낮은 지역(1pCi/L 미만) 임신부보다 37% 높았다. 이 위험은 초미세먼지(PM2.5)의 영향을 배제할 경우에도 36% 더 높았다.
특히 과거 담배를 피운 적이 있는 사람이 라돈 수치가 높은 지역에 거주할 경우에는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09배 높았고, 라돈 수치와 초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지역에 살 경우에도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93%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임신부가 실내 라돈가스에 노출되면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를 검증하고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하려면 개인 수준의 주거지 라돈 노출 평가 같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모 건강 전략에서 환경 위험 요인을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 연구 결과가 임신성 당뇨병의 환경적 위험 요소를 이해하고 예방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